도쿄 방문해 ‘최대압박’ 강조
서울 와선 탈북자 만나기로
대화국면 우리 정부엔 ‘부담’
오는 9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일본에서 대북 압박과 미사일방어체계(MD)에 방점을 둔 ‘안보 행보’에 나섰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서는 북한 인권과 한·미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는 일정을 집중 준비하고 있다.
7일 일본을 방문 중인 펜스 부통령은 이날 도쿄(東京)에서 MD 및 지역안보 브리핑 등 안보 일정을 줄줄이 소화했다. 이날 오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및 만찬에서도 ‘최대의 압박’ 대북정책 필요성을 제기하고, 공동성명에서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에는 미·일 간 MD 증강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북한에 대한 압박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미사일에 대한 야망을 버려야만 우리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8∼10일 방한 기간에는 천안함 기념관 방문과 탈북자 면담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제기하기로 계획을 잡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 비핵화 태도 변화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우드 미국 군축담당 대사도 이날 유엔 제네바본부에서 “북한의 유화 공세에 아무도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펜스 부통령이 방한에 앞서 MD 관련 행보를 이어온 만큼, 문재인 정부에 MD 강화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에 MD는 중국에 대북제재 전면 이행을 압박하는 레버리지(지렛대)이기도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간접적 불만을 표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중국 방문 당시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3불(不)’에 ‘미국의 MD 편입 불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워싱턴 일각에서는 올림픽 이후 한반도 긴장 고조 가능성과 함께 한·미 관계 균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월리스 그레그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국가이익센터가 주최한 ‘북한의 올림픽 모멘트’ 주제 세미나에서 “북한은 한 가족에 의해 통치되는 국제적 범죄 기업으로, 제재·해상차단·MD 강화 등이 필요하나 무엇보다도 한·미 관계를 수리해야(repair) 한다”고 말했다. 해리 카자니스 국가이익센터 국장도 “북한은 지난해 4월 수차례 미사일을 시험했는데, 북한이 올림픽이 끝난 4월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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