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원은 단정하다. 그리고 예의 바르다. 그래서 그와 함께 작업을 해본 이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작품 속에서는 자신의 역할에 100% 몰입한다. 캐릭터 소화력도 뛰어나다. 그래서 함께 연기한 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10대 데뷔 후 어느덧 20대 중반에 접어든 김지원. 그 사이 그의 위상은 달라졌고 연기력 또한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자세를 낮춘다.
“연기할 때 늘 고민을 해요. 어찌 보면 제가 작품을 선택한다기보다는, 대본이 들어와야 연기할 수 있는 직업이잖아요. 제가 계획을 세운다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고요. 그래서 일단 주어진 대본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김지원은 설 연휴 기간 영화 ‘조선 명탐정’(감독 김석윤)으로 극장가를 공략한다. 벌써 3번째 시리즈를 맞은 히트작이다. 1, 2편에서는 각각 배우 한지민, 이연희가 수행했던 홍일점 역할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긴장도 됐지만 김명민-오달수라는 든든한 선배들이 있어서 한결 의지가 됐다.
“그동안 팬으로만 접하던 시리즈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욕심나는 캐릭터였는데 다행히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큰 무리없이 촬영한 것 같아요. 김명민-오달수 선배님은 ‘쿵’하면 ‘짝’하는 느낌이었죠. 두 분의 이런 호흡을 보려고 ‘조선 명탐정’을 찾는 관객도 많을 거예요. 앞서 한지민, 이연희 두 선배님을 이어 제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하죠. 부담보다는 고민이 많았어요.”
김지원의 연기 인생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전후로 달라졌다. 대표작이 생겼고, 한류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그렇지만 김지원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차기작인 ‘쌈 마이웨이’에서는 박서준과 호흡을 맞춰 성공의 기쁨을 맛봤다. 선배님의 후광을 뒤로 하고 ‘주인공 김지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배우가 작품마다 맡는 캐릭터가 달라지는데, 극 중 캐릭터로 불릴 수 있을 때 기뻐요. ‘쌈 마이웨이’ 이후에는 팬들이 ‘애라’(극중 이름)라고 불러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쌈 마이웨이’를 촬영할 때는 또래 배우들과 연기하면서 동네 친구처럼 재미있게 수다도 떨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더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지원에게 ‘조선 명탐정’ 촬영 현장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선배들을 바라보며 연기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연기 경력이 오래되면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선배님들은 한 장면, 한 장면 더 집요하게 고민하며 연기하셨죠. 쉬는 시간에도 어떻게 더 공감대를 높일 수 있을지 대화를 나누셨어요. 그런 것을 보면서 경력이 오래됐다고 해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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