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친문 성향 댓글로 호응
“합심하니 천하무적이 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싸고 벌어진 ‘문파(文派)’와 ‘반문(반문재인)’ 네티즌들간의 댓글 전쟁에 K-팝 열풍의 선두에 서 있는 아이돌 그룹 팬들이 가세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폐회식 무대에 등장하는 가수로 선정된 엑소의 팬들이 친문(친문재인) 성향 댓글을 달며 ‘참전’, 막강한 화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엑소-문꿀오소리 크로스’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화력’이 떨어지고 있는 마당에 잘됐다며 이를 크게 반기는 양상이다.
실제로 8일 문 대통령 최대 팬카페인 ‘젠틀재인’에는 한 게시글이 올라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엑소 팬들 댓글 펌’이라는 제목의 글은 엑소 팬들이 문 대통령과 평창올림픽 등을 공격하거나 비하하는 댓글을 우스꽝스럽게 재반박하는 댓글을 캡처했다. 엑소 팬들은 “적폐대통령 아니냐. 꼴 보기 싫다”고 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에 “이런 말 하게 생겼을 것 같아(외모도 딱 저런 글이나 쓸 수준으로 생겼을 거란 의미)”라고 맞대응하고, “문재인 반대, 개헌 반대!”라는 댓글에는 “니 존재 반대”라고 비꼬는 댓글을 달고 있다. “문재앙”이라는 댓글에는 “문재인 재임 앙코르, 고마워”라고 놀리기도 했다. 엑소 팬이자 문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이들의 카페 가입인사가 잇따르며 젠틀재인의 신규 가입자가 늘기도 했다.
이에 친문 성향의 네티즌들은 “엑소 팬들의 기사 댓글 점령을 보고 감동했다. 많이 배운다”며 “합심하니 천하무적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엑소에 도움되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게시글이 줄줄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엑소 팬분들 때문에 즐거웠다. 빌보드 투표에 엑소 꾹 눌렀다. 이거로 보답하겠다”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오늘 회사에서 엑소 노래 스트리밍을 걸어놓고 일했다. 이제 멤버들 얼굴이랑 이름 매칭을 공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위터 등 여러 주요 커뮤니티에도 “엑소 팬님들, ‘평창·평화 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 비하하는 어둠의 옵알단놈들이 네일베(네이버+일베)에 많습니다. 엑소♥이니(문 대통령의 애칭)”라는 글이 1200회 이상 리트위트됐다. ‘옵알단’이란 ‘옵션열기 알바단’이란 뜻으로 댓글을 달 때 붙여넣기를 하는데 옵션열기라는 단어까지 함께 복사해 붙여 댓글을 단 것을 보고 흡사 댓글 알바 ‘십알단’ 같다는 의미로 이름 붙인 신조어다. 또 “평창올림픽 대성공을 위해 엑소팬님과 문꿀오소리(겁이 없어 독사까지 잡아먹는 벌꿀오소리와 문 대통령 지지자의 합성어) 크로스”라거나 “문꿀오소리들은 엑소를 힘차게 응원합니다”라는 트위트도 다수 게재됐다.
이런 가운데 평창올림픽 관련 기사에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과 문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들 사이의 댓글 전쟁이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올림픽에 온다는 기사에 9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토론이 벌어졌다. “백두혈통? 빌 게이츠 월세 사는 소리하고 앉았네”란 댓글이 베스트 댓글을 차지하자 “월세는 니가 살고” “넌 백수혈통” “댓글 조작하지 마라. 매크로 알바야” 등 반대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등 213개가 넘는 댓글이 붙기도 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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