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8일 오전 강릉아트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8일 오전 강릉아트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北예술단 공연 강릉 분위기

경찰 병력 2배로 늘려 경계
지역단체 “방해세력 떠나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방남한 북한 예술단원들은 8일 오후 첫 공연을 앞두고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에서 리허설 등 준비에 한창이었다.

오전 9시 23분쯤 강릉아트센터에 도착한 북한 예술단원들은 대공연장인 사임당홀 앞에 버스를 주차한 뒤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예술단원들은 모두 왼쪽 가슴에 인공기가 그려진 붉은색 긴팔 셔츠와 검은색 트레이닝복 바지, 흰색 운동화를 신는 등 전날에 비해 한결 가벼운 차림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현 단장을 따라 두 줄로 일사불란하게 입장했다. 한 남성단원은 “간밤에 잘 주무셨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표정으로 짧게 “네”라고 답한 후 들어갔다.

북한 예술단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찾아온 시민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공연장 주변 풍경까지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30여 년 전에 탈북했다는 A(69) 씨는 “북한 예술단이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현송월이 예쁘다기에 구경하러 왔다”며 “나는 남북 단일팀 구성에는 반대하지만, 그래도 탈북자로서 북한에서 온 사람들을 먼발치에서나마 보려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강릉아트센터 바로 옆 컬링 경기장에서 한국과 핀란드의 혼성 2인조(믹스더블) 예선전이 진행돼 경찰도 한층 분주한 모습이었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관람객들로 인해 경찰병력도 2배가량으로 증원됐다.

한편 공연 시작(오후 8시) 전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와 ‘애국태극기운동본부’ 등 보수단체들이 강릉아트센터 인근 육교 아래서 집회를 예고한 상태라 경찰은 비상이 걸렸다.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는 총 500여 명으로 신고됐다. 이들 단체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데 반대하고 대신 태극기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인공기 화형식 등의 돌발행동을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평창 겨울올림픽 평화 개최를 바라는 강원도민’이란 단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정당에서 퍼뜨리는 ‘평양올림픽’이니 뭐니 하는 헛소리가 대회 전체에 먹구름을 끼게 하고, 세계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며 “평화올림픽을 방해하는 분단 적폐 세력은 강원도를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릉 = 윤명진·조재연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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