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강화’ 美 ‘평화공세’ 北
어떤 활로 만들어갈지 주목

오늘 펜스 美 부통령과 만찬
北·美대화 가능성 타진할 듯
내일은 아베와 정상회담 예정

MB, 예정대로 개막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8일부터 미국, 중국, 일본의 주요 인사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 대화 국면이 지속될 수 있을지 판가름 나는 중요한 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제재 강화를 천명하고 있는 미국과 평화 공세 속 제재 완화를 노리고 있는 북한 사이에 끼여 있는 신세라는 비관적 해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활로를 만들어나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 한다.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지원하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간의 공조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북·미 대화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북한 모두 평창올림픽 개막식 기간 접촉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韓正) 상무위원도 접견한다. 문 대통령은 한 상무위원에게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를 높이 평가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지원 역할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시 주석의 폐막식 참석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북한 대표단까지 만나는 것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은 러시아를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의 고위 관계자들과 모두 만나게 되는 셈이다. 관련국과의 만남이 이뤄진 뒤 문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올림픽 이후 미국은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다시 도발하는 ‘김정은 신년사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8일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예정대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를 이뤄낸 지구촌 축제가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참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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