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하나은행 압수수색… 회장실은 제외

‘채용비리 의혹’ 관련 수사
부산·광주은행도 압수수색

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8일 KEB하나은행과 부산은행·광주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정영학)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을지로 본사에 수사관 16명을 보내 업무방해 혐의로 함영주 행장실과 인사부 사무실, 하나은행 서버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실은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압수수색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 5개 은행 채용비리 사건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대검찰청이 지난 5일 관할 지검에 수사를 배당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검찰은 인사 관련 자료들을 확보해 인사팀 채용 업무에 경영진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은행 사외이사나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이들의 명단인 이른바 ‘VIP 리스트’를 작성·관리하며 입사 과정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다. 리스트에 포함된 55명은 2016년 공채에서 전원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특히 이들 중에서 시험성적으로만 당락이 갈리는 필기전형까지 통과한 6명은 임원면접에서도 전원 합격했다.

특히 KEB하나은행 계열사인 하나카드 전임 사장의 지인 자녀는 임원 면접 점수가 당초 4.2점으로 ‘불합격’이었다가 이후 4.6점으로 높아져 ‘합격’으로 발표됐다. 리스트 속 다른 지원자들도 면접 점수에 특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부산은행과 광주은행 본점도 압수수색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김도균)는 오전 9시 30분쯤부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사 1명, 디지털포렌식 수사관 등 19명을 보내 인사채용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부산은행 본점 외에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관계자 사무실 등도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은 1차 면접 전 인사부가 비공식적으로 지원자를 만나 특이사항을 인사담당 임원과 은행장 등에게 보고했고, 이 과정에서 여성 합격 인원을 임의로 늘려 전직 국회의원 딸 등 지원자 2명을 합격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주지검도 검사와 수사관 등 15명을 보내 오전 10시 30분쯤부터 광주은행 본점 인사부에서 채용 관련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사팀 채용 업무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2015년 광주은행 부행장보가 딸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