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소방본부 ‘민원전담팀’ 신설
손실보상 지침 별도 마련 운영

물에 빠진 시민구조로 저체온증
화재 인근 건물 문 강제개방 등


#1. 지난달 5일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화재 당시, 종로소방서 구조대는 화재 진압을 위해 쪽방촌 옆 주택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현관문 강제 개방에 따른 피해는 그동안 구조대원이나 소방서가 물어내야 했다. 하지만 구조대는 서울시가 피해액 전액을 대신 보상해 주는 바람에 금전적 손실을 입지 않았다.

#2. 지난달 12일 송파구 신천동 잠실대교 수중보 아래에서 얼음이 언 한강 위를 걷던 한 시민이 물에 빠졌다. 이때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하려다 함께 물에 빠져 저체온증에 걸렸던 60대 남성 A 씨도 병원 치료비(16만 원) 전액을 시에서 책임졌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재난현장에서 민간인이 입은 손실 보상을 담당하는 ‘현장민원전담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위기에 처한 시민을 도운 ‘착한’ 시민을 돕기 위한 것이다. 전담팀은 소방공무원이 재난현장 활동 중 물적 손실을 입힌 경우 지난해 3월 제정된 관련 조례에 따라 조사하고 보상해 주는 일을 담당한다. 현재까지 접수돼 처리 중이거나 이미 처리한 물적 피해 사례는 총 22건이다. 대부분은 돈의동 쪽방촌 화재처럼 불이 난 건물·주택과 인접한 건물 등의 문을 강제로 개방해 발생한 피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한강에서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을 뻔한 A 씨처럼 시민이 자발적으로 재난현장 수습을 돕다가 인적 피해를 본 경우에도 2014년 제정된 조례에 따라 보상해 주고 있다. 하지만 시민이 법령을 어겼거나 손실 발생 책임이 본인에게 있으면 보상받을 수 없다.

시는 재난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다양한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손실보상 기준을 표준화한 ‘손실보상지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지침에 따르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옆집 지붕이나 창문을 파손시킨 경우는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 반면 자살 신고를 해 잠겨 있는 유리문을 깨고 신변을 확인한 결과, 술을 마시고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는 보상받을 수 없다.

정문호 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소방공무원이 현장활동 중에 시민에게 입힌 물적 피해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게 돼 더욱 적극적인 현장활동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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