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3억 들여 포럼·행사 계획
기념조형물 건립등 사업 추진
“국가 중추 물류기지 도약할것”
시민단체 등 강경비난 쏟아내
“조선인들 강제노역 동원 현장
功績으로 보는 건 망국적행동”
‘동양 최초·최대’란 수식어가 붙어 있는 인천항 갑문이 올해로 100년의 역사를 갖는다.
9일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갑문 축조 100년이 되는 올해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각종 기념사업을 통해 인천항의 새로운 100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수탈의 도구로 만들어진 갑문을 기념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역의 향토사학자와 시민사회단체는 “인천항은 우리나라 ‘개항’의 상징으로 기념할 것이 많은데, 굳이 일본이 축조한 갑문을 기념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인천항 갑문은 1918년 10월 27일 축조됐다. 당시 갑문은 여닫이식으로 4500t급 선박의 통항이 가능했다. 이후 1974년 지금의 현대식 갑문(미닫이식)이 만들어져 최대 5만t급 선박이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인천항 1부두에는 아직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갑문의 안벽과 축조물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시는 올해 2억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이곳에 기념 조형물을 건립하고 인천항 발전과 관련한 포럼과 세미나 등 각종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갑문을 운영하는 항만공사도 5000만 원의 비용을 보태 갑문 투어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념할 가치는 = 100년의 역사를 갖게 된 인천항 갑문을 기념하자는 쪽은 ‘수출 한국’의 고도성장을 이끈 배경을 놓고 볼 때 그 가치는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는 주장이다. 비록 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축조됐지만,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인천항이 수도권 배후 항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갑문이 있는 ‘수문식 독(dock)’이라 가능했다는 판단에서다. 인천항을 기점으로 하는 국내 최초의 철도(경인선)와 고속도로(제1경인)가 놓인 것도 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지난 100년 인천항이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앞으로 100년은 ‘통일 한국’에 대비한 국가 중추 물류기지로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천항의 상징인 갑문을 기념비 삼아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실제 인천항은 갑문 축조로 독항이 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10m가 넘는 조수 간만의 차에도 선박을 안전하게 부두에 접안할 수 있어 이 때문에 인천항의 물동량은 해마다 늘어 지금은 수도권 수출입 물동량의 절반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컨테이너 물동량이 19%나 증가하면서 300만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시대를 연 인천항은 세계 40위권 항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천항을 둘러싼 항만물류산업은 지금도 인천 경제의 33.8%를 차지한다. 시는 이런 이유에서 인천항 갑문 1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할 방침이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그 규모와 형식은 여론의 추이를 살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치욕의 역사는 = 100년 전 갑문은 사실 일본이 수탈을 목적으로 축조했다. 더욱이 7년여에 걸친 갑문 공사에는 식민지 지배하에 조선인이 강제노역에 동원됐고, 그중에는 당시 인천 감리서(인천항의 통관 업무를 맡아 보던 관아)에 수감돼 있던 백범 김구 선생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향토사학자들은 갑문 축조 100년이 무슨 ‘공적(功績)’인 양 기념하는 것은 ‘망국적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조우성 인천시립박물관장은 “개항(1883년) 이후 우리나라 해양에 관한 역사는 대부분 인천에서 그 첫 장을 시작했다”며 “기념할 것이 많은데 굳이 일제가 축조한 갑문에 방점을 두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초대 함장 신순성(1878~1944)과 최초의 도선사 유항렬(1900~1971) 선생 모두 인천 출신이지만 그들을 기리는 흉상은 아쉽게도 인천이 아닌 부산 태종대공원에 있다”며 “기념비는 후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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