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제기구와 인도적 지원 협의 끝난 사안”
김여정 訪南후 남·북 정상회담 여건조성 첫발
이산 상봉·민간교류 확대 등도 본격 속도낼듯


통일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 800만 달러를 이달 안에 집행키로 하는 등 정부는 ‘김여정 방남’ 이후 남북관계 개선의 흐름을 이어가려는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평양 방문 초청 등을 받은 뒤 “북한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예정돼 있던 대북 인도적 지원 800만 달러(약 86억7000만 원)를 이달 안에 집행할 계획”이라며 “국제기구와의 협의가 끝난 사안인 만큼 해당 기구와의 신뢰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사업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의결했지만,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집행을 늦춰 왔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정상회담 여건 조성을 위한 인도적 지원의 일환으로, 향후 이산가족 상봉, 비정치적 민간교류 확대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지 않는 남북관계 개선 조치를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교류 확대를 위해 북측에 이미 제안한 군사당국회담, 적십자회담 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대외적 여건의 핵심인 미국 설득 작업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 10일 강원 강릉시 쇼트트랙경기장에서 만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북한이 예전과 달리 진지하게 나서고 있다”며 북·미 대화를 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대표단 접견 결과를 미국 측 실무 라인에 설명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정상 간 라인이 가동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방침은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 비핵화 동시 진행, 독자적인 제재 완화 불가 입장을 밝혀 온 만큼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위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미국과의 의견 조율이 필수라고 파악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의 여건 조성을 위해 북한에도 대화의 ‘입구’로 제시했던 북핵·미사일 동결 이상의 조치를 요구하는 동시에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설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창패럴림픽이 종료되고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가 예정돼 있는 오는 3월 말까지는 북·미 관계 개선의 물꼬가 터질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은 11일 오후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김정은 전용기’ 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 부부장은 1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11일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등을 문 대통령과 함께 관람했다.

김병채·김영주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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