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9일 6547을 저점으로 지난 9년여 계속 상승하던 다우존스지수는 지난달 26일 26,616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 세계 주가도 동반 하락세다. 한국 코스피도 지난달 29일 2598을 정점으로 하락세다. 1.30∼2.9일 주식시장에서 4조 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출됐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떨어지던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순유출로 1월 26일 1061.7원을 저점으로 상승으로 반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넘어 인플레이션 조짐마저 보이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리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잠재성장 수준인 2.3% 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는 2.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 국내총생산(GDP) 중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 증가율이 2.7%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견고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2008년에 135%에 이르렀던 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부채의 비율이 105%까지 떨어져 가계소비 여력이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가계부채 비율 하락에는 연준이 주택저당채권을 매입하는 등 양적완화 정책으로 주택 등 가계자산 가격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점이 주효했다. 규제 혁파에 따른 기업 혁신 촉진과 법인세 인하 등 투자 환경 개선도 성장세 가속화에 한몫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실업률은 연준이 완전고용으로 간주하는 5.0%보다 크게 낮은 4.1%를 기록하면서 구인난마저 발생, 지난 1월에는 임금이 2.9% 올랐다. 그 결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조짐마저 보이면서 올해 중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가 4번까지 늘 것이란 관측이 대두, 주가가 급락하고 달러 강세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국에서 돈을 빼내 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국의 채권가산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오르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주가변동성지수(VIX지수)가 전년 말 11.04에서 최근 37.32까지 급등했다.

올해 중에는 미국에서 금리 인상은 물론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통화 환수 규모도 확대되는 등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전과 2008년 외화(外貨) 유동성 위기 전에도 미국 금리 인상이 있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2020년까지 이어지고 더욱이 통화 환수까지 추진되는 경우 신흥시장국들의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위기를 겪은 한국으로서는 파급영향 분석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외화유동성을 확보해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해 만약에 있을 수도 있는 외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과도한 금리 인상은 기업 부실을 심화시키고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경기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므로 추가 인상은 자본유출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크게 높아지는 경우에는 2011년 파리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합의한 ‘자본이동관리원칙’을 활용해 자본 유출입 안정화를 위한 거시건전성 규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정책의 안정적인 운용으로 외채차환비율 감소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기축통화국인 미국·일본과의 통화스와프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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