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지금 ‘노동개혁 박차’

지난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률은 2.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3%를 기록한 미국도 앞질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했던 2.1%를 상향 조정해 2.3%로 전망했다.

이는 프랑스, 독일 등의 노동시장 유연화에 초점을 맞춘 노동개혁이 성과를 내며 유럽 경제 전체가 약진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노동개혁이라 하면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단행한 ‘하르츠 개혁’이 대표적이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하르츠 개혁은 정규직 고용 보호 장치를 완화하고 시간제·한시적 일자리를 대거 도입했다. 슈뢰더 전 총리와 그가 속한 사회민주당은 이 개혁의 역풍으로 2005년 총선에서 패하면서 실각했다. 독일 내에선 하르츠 개혁으로 질 낮은 일자리만 크게 늘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를 통해 통일 이후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이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독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5년부터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로봇사용 확대 등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국가 산업 혁신 프로젝트 ‘인더스트리 4.0’과 함께 ‘노동4.0’이란 이름의 개혁조치에 착수했다.

유로경제권의 무덤이자 절망의 상징처럼 인식돼온 스페인 경제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 2012년 스페인은 저축은행 부실로 EU로부터 1000억 유로(약 133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후 스페인은 3분기 이상 매출 감소 시 정리해고를 가능케 하고 실업수당은 1년 근무 시 12일 치 지급으로 명시화하는 등 고용 유연화 중심의 노동개혁을 했고, 2014년부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은 3.1%를 기록했으며 신용평가사 피치는 스페인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상향했다. 2013년 26%까지 치솟았던 스페인의 실업률도 지난해 말 기준 16.7%로 떨어졌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도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는 노동개혁으로 고용을 꾸준히 늘리는 등 경제 안정을 이뤄가고 있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동개혁의 공통된 키워드는 해고 절차를 명확히 하고 간소화한 것으로 네덜란드는 해고수당 지급 상한선을 마련했고 이탈리아는 기업이 경영상 해고를 단행할 때 해고가 부당하다고 법원이 판단해도 근로자에게 원직 복직이 아닌 12∼24개월 치 임금을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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