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간 이어지는 설 연휴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영화가 극장가에 푸짐한 상을 차렸다. 한국영화는 시즌용 코믹사극 시리즈를 비롯해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정통 시대극, 팽팽한 긴장감을 전하는 범죄드라마 등을 상에 올렸다. 또 고정 팬을 보유한 마블 스튜디오의 새 히어로물이 관객과 만나고, 유쾌한 웃음을 전하는 곰돌이도 돌아왔으며 명절 단골 배우 청룽(成龍)의 맨몸 액션도 볼 수 있다. 이밖에 묵직한 주제와 편안한 영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찾아온다.

“설날에 ‘조선명탐정’이 없으면 허전할 만큼 시리즈가 자리매김한 것 같다.”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 주연배우 김명민(사진)은 세 편의 시리즈에 주연으로 나선 뿌듯함을 나타냈다.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년)과 2편 ‘사라진 놉의 딸’(2015년)은 설 연휴에 개봉해 총 86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는 “1, 2편보다 낫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3편은 여러 면에서 풍성해졌다”며 “1편은 솔직히 멋모르고 만들었지만 3편은 4, 5편으로 가는 굳히기라고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리즈가 거듭되는 동안 나이가 들어 체력이 달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1편 때는 1㎞를 전력 질주해도 지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게 뛸 수 있지만 감독님 배려로 액션이 많이 줄고 있다”며 “체력을 더 쌓아서 어떤 액션이 나와도 굴하지 않도록 하는 게 배우로서 준비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3편은 여주인공의 비중이 커졌다. 1편의 한객주(한지민)와 2편의 히사코(이연희)는 후반부 반전을 돕는 역할이지만 3편에 나오는 정체불명의 여인 월영(김지원)은 김민(김명민), 서필(오달수)과 함께 사건을 풀어간다. 이에 대해 김명민은 “이 영화는 김지원의, 김지원에 의한, 김지원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김지원이 제대로 매력 어필을 했다”며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김지원의 포스에 울다 웃다 했다. 그만큼 김지원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고 김지원을 치켜세웠다.

“한국에서 영화화해서 보여드릴 주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골든슬럼버’의 주연을 맡은 배우 강동원(사진)은 “원작에서 가지고 있던 음모와 관련해 던지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학 때 밴드를 하며 친형제처럼 지냈던 친구들이 각자의 삶을 살다가 위기에 처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상황에 대해 “나 또한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어릴 적 친했던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는 느낌도 있었다”며 “어렸을 때는 서로 생각이 많이 다르지 않았는데, 커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그런 지점을 영화에 잘 녹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먼저 리메이크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속 주인공 건우처럼 갑작스럽게 살인자로 몰리는 상황에 빠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건우보다는 조금 더 슬기롭게 헤쳐나가지 않았을까 싶다”며 “나 역시 건우처럼 타협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건우 친구 입장이었다면 영화에 등장하는 친구들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친구들이 소극적이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건우와 친구들이 밴드활동을 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준비시키다가 (비틀스 곡) ‘골든슬럼버’를 시키더라”며 “두 곡 모두 연습했는데, 결국 사용하지 않더라. 무대에는 다른 곡으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김주혁선배와 함께한 추억… 내겐 작품 그 이상의 의미”
“시나리오를 보며 상상했던 것보다 어려운 작품이었다.”
‘흥부’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정우(사진)는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내 바닥을 보았다”며 이번 연기에 대해 겸손하게 말했다. 잃어버린 형 놀부를 찾기 위해 야한 소설을 쓰던 소탈한 성격의 흥부가 혁명가로 변하는 영화의 흐름에 대해 그는 “흥부가 워낙 우여곡절이 많은 캐릭터다 보니 체력보다는 심리적으로 힘들었다”며 “형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해 깨달음을 주는 조혁(김주혁)에 대한 감정, 제자(천우희)에 대한 감정, 영화에 대한 나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중반까지는 캐릭터가 낯설게 다가가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자세는 재미없겠다 싶어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고 글을 쓰기도 하고 그랬다”며 “이야기가 진지해지는 중반 이후엔 극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힘을 잡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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