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김, 예선치르는 중 트위트
소탈한 모습에 팬들 실시간 응원
유니폼·사용하는 장비 등 노출
“후원기업도 시상대 오른 기분”
경기결과 실망하자 악성 댓글
상처받은 선수들 SNS 차단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자들은 팬들과 SNS로,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이 때문에 후원 기업들은 SNS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올림픽에선 삼성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파트너만이 합법적으로 후원,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선수가 입는 유니폼, 사용하는 장비 등이 SNS에 고스란히 드러나 해당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과거엔 TV 중계와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해서만 올림픽 경기 결과와 선수들의 인터뷰를 접할 수 있었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1990년대에도 선수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어려웠다. 그만큼 선수들과 팬들의 간격이 컸다. 하지만 SNS의 등장은 이 모든 환경을 바꿔놓았다. 선수들은 경기 도중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며 팬들은 댓글로 실시간 응원을 펼친다. 선수촌 등 올림픽 기간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된 공간도 선수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일반인들이 샅샅이 살펴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후원 업체들은 TV, 신문 광고 등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선수들의 SNS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홍보 효과를 챙길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이 좋은 예. 클로이 김의 트위터 팔로어는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1만5000명이었지만 18일엔 30만 명 가까이 늘었다. 후원 업체는 활짝 웃고 있다. AP통신은 “클로이 김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삼성, 토요타, 비자카드 등 후원 업체들도 덩달아 시상대에 오르는 느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은 “SNS가 전통적인 올림픽 마케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특히 메달리스트가 SNS를 애용한다면 후원 업체엔 경사”라고 표현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 로펌의 크리스토퍼 체이스 변호사는 “만 17세밖에 되지 않은 클로이 김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슬로프 밖에서도 적어도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드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SNS만이 후원사의 타깃이 되는 건 아니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더라도 훌륭한 인성과 역경을 이겨낸 감동적인 스토리를 갖췄다면 가치는 올라간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 등과 함께 일했던 마케팅 전략 전문업체 도로가 5의 윌 데이비스는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한 선수일수록 홍보 효과가 좋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선수들이 SNS상에서 얼마나 이미지를 잘 구축해놓느냐가 최근 들어선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발굴해 이를 브랜드화할 수 있는 선수라면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매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가 좋더라도, 정치 등 스포츠 외적인 영역에서 논란을 일으키면 SNS에서 그 대가를 치르곤 한다. 미국의 린지 본(34)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외모, 빼어난 기량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그런데 본은 17일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6위에 그쳤다. 본이 기대에 못 미치자 그의 SNS에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본의 SNS로 몰려들었다. 본은 지난해 12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을 대표하는 일을 잘해내고 싶지만, 지금 우리나라 정부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일을 잘해내고 있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본이 메달권 밖으로 밀려나자 본의 트위터에 “더러운 입 때문에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 “트럼프를 욕하기 전에 운동에 전념하라” “넘어져 다치길 바랐는데 아쉬웠다” 등 폭언에 가까운 글을 쏟아냈다. 본은 “나는 레이스에 집중할 것이며 활강(21일)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담담하게 받아쳤지만, 미국 야후스포츠는 “SNS 설전이 본의 컨디션 조절에 방해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빗나간, 도가 지나친 애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캐나다의 킴 부탱(24)은 지난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20·성남시청)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국내 일부 격렬 팬의 온라인 공격에 시달리며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13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 서이라(26·화성시청)와 자리다툼을 벌이다 넘어져 실격당한 한티안위(22)의 중국 팬들은 서이라를 향한 악성 댓글을 수없이 달았다.
평창 =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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