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사진)은 사랑은 섬세한 교감을 통해 조용히 다가오고, 그렇게 구축된 사랑의 힘은 어떤 고통도 이겨내게 하며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심어준다고 강조한다. 괴생명체와 언어장애 여인의 사랑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이 그들이 나누는 애틋한 눈빛과 절절한 몸짓을 통해 현실감 있게 다가와 공감을 안겨준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이 과열된 1960년대. 미국 볼티모어 항공우주연구센터 비밀 실험실에서 야간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매일 밤 같은 시간에 일어나 도시락을 챙겨 출근한다. 목에 세 줄의 상처가 있는 그는 어린 시절 목소리를 잃었다. 어느 날 실험실에 남미에서 잡힌 괴생명체가 수조에 갇힌 채 들어오고, 엘라이자는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달린 그 생명체에게 묘한 호감을 느낀다. 괴생명체는 엘라이자가 삶은 계란을 주면 받아먹고, 음악을 함께 들으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실험실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가 괴생명체를 해부해 우주개발에 이용하려 하자 엘라이자는 괴생명체를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어두운 톤의 푸른 빛으로 이어지는 영화는 신비한 로맨스를 그리 무겁지 않게 펼쳐냈다. 엘라이자와 괴생명체를 둘러싼 상황은 긴박하게 흘러가며 첩보물의 맛도 내지만 둘의 사랑은 감미로우면서 때론 코믹하게 흘러간다. 외로움으로 하나가 된 둘의 이야기는 따뜻하면서도 처절한 한 편의 성인 동화를 만들어냈다.
배우들의 열연이 구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동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내 사랑’에서 외로운 장애인 화가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 샐리 호킨스는 대사 한마디 없이 수화로 감정을 표현하는 엘라이자의 내면을 날것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 영화는 제90회 아카데미상에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김구철 기자 k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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