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통상충돌 대응 전략’ 전문가 제언

“부당한 압력이지만 상황 엄중
靑 총괄적 컨트롤타워 가동을

상호세 등 물불 안 가리는 美
정치적 판단도 들어있단 방증

정부·민간 망라 특사단 편성
맞불성격 압박카드도 찾아야”


“외교·안보와 경제는 ‘수레의 두 바퀴’이므로 청와대를 중심으로 외교·안보·경제·산업 등 관련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를 가동해야 한다.”

초유의 ‘한·미 무역마찰’이 증폭되면서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대응 전략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경제·통상 전문가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는 외교·안보와 통상을 나눠 다루는 ‘투 트랙’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를 동일시하는 행보를 보이는 만큼 안보·외교·통상을 묶는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안보와 통상을 분리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수사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외교·안보와 통상은 불가분의 관계이고, 외교·안보가 불편한 상황에서 통상은 당연히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개별 부처가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철강 무역 제재 대상에서 보듯이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와 경제를 연계해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토털 사커’처럼 청와대가 주도하면서 외교·안보와 경제 관련 부처 및 민간 기업을 망라한 ‘컨트롤 타워’를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이어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규제 등 맞불 성격의 실질적 압박카드도 마련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한·미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도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을 아우르는 특사단을 편성해 미국 백악관, 의회 등을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사는 “전 세계 수입 규모 1위인 미국이 수입을 규제한다는 것은 수출국 입장에서는 자연재해와 같은 재앙 수준”이라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도 우리 기업은 막대한 피해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주제네바 대사)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전문가로서 들어 보지 못한 ‘상호세’(상대국 국세가 높으면 자국 국세도 높이는 것)까지 거론한 것은 우리나라로선 뼈 아픈 일”이라며 “미국이 외교·안보 갈등에 대한 불만을 통상을 통해 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관범·박정민·권도경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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