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찬성”… 입장 급선회
백악관 앞에서 수십명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기구매자의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기규제를 외치는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워싱턴 시위가 대규모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총기옹호론자인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총기구매자 신원조회 강화 법안을 발의한 존 코닌(공화당) 상원의원과 만나 대화를 나눴으며, 이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는 계속될 것이고 법 개정도 고려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대통령이 범죄경력 신상조회시스템 개선 노력을 매우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이 법안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하는 총기구매 금지자 명단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의 총기 판매상은 총기 구매의뢰자의 신원을 FBI에 제출해 닉스(NICS·범죄경력조회시스템)를 통한 신상조회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며, 범죄 전과나 정신이상 기록이 있을 경우 총기 구매가 제한된다.

하지만 연방기관 및 주기관이 전과자의 범죄기록을 닉스에 제대로 등록하지 않아, 부적격자가 아무 문제 없이 총기를 사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인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서 발생해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데빈 켈리(26)도 공군 복무 시절의 폭행 전과가 있었지만 이를 군 당국이 닉스에 입력하지 않아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총기규제 법안을 지지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선회는 3월 24일 예정된 10대들의 대규모 워싱턴 행진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10대 청소년들이 총기규제를 외치며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

이날 외신은 “백악관 앞에서는 지금도 수십 명의 청소년이 광장 바닥에 누워 ‘내가 다음 차례’ ‘총기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총기규제 강화를 외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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