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된 한양대 건물 곳곳에서 학생들이 휴식과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생활과학대 스터디룸, 국제관 라운지, HIT 라운지, FTC 라운지 모습.  한양대 제공
리모델링된 한양대 건물 곳곳에서 학생들이 휴식과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생활과학대 스터디룸, 국제관 라운지, HIT 라운지, FTC 라운지 모습. 한양대 제공

- 캠퍼스 리모델링…확 바뀐 한양대

‘대화하는 열린 도서관’ 콘셉트
칸막이 빼고 원형 테이블 배치
영화관람관까지 만들어 ‘눈길’

학생들 편의·동선에 딱 맞춰
밝은색 위주 인테리어로 시공

넓은 채광창 등 시원하게 꾸민
에리카캠퍼스도 대대적 ‘손질’

자유로운 토론·휴식 취하도록
편안한 의자·컴퓨터 등 배치
열린 공간에서 창의력 ‘쑥쑥’


고급 카페 분위기가 물씬 나는 깔끔한 공간에서 젊은이들이 피아노를 치고,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영화 관람을 끝낸 학생들이 바로 옆의 공용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를 검색한 뒤 토론 탁자에 모여 팀 과제물 토의를 한다. 좀 더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학생들이 방음장치 등이 완비된 토론 전용 공간인 ‘하브루타존’으로 자리를 옮겨 열띤 논쟁을 이어간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고가의 프리미엄 사설 독서실에서나 있을 법한 풍경을 한양대(총장 이영무)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중앙도서관 백남학술정보관 로비의 현재 모습이다.

한양대 캠퍼스 곳곳이 새 모습으로 전면 탈바꿈하고 있다. 썰렁하고 ‘칙칙했던’ 도서관 로비는 이처럼 고급 카페 분위기가 풍기는 아늑한 공간으로 새로 태어났다.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구인 공고문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던 취업상담실(HIT 라운지 & 양민용 라운지)은 컨설팅룸과 가상현실(VR)·3D 프린터 등이 비치된 깔끔한 분위기로 변신했다.

카페형 분위기로 새 단장을 끝낸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학생들이 영화관람과 인터넷 서핑 등을 자유롭게 즐기고 있다.  한양대 제공
카페형 분위기로 새 단장을 끝낸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학생들이 영화관람과 인터넷 서핑 등을 자유롭게 즐기고 있다. 한양대 제공


21일 한양대에 따르면 이종훈 인천도시가스 회장의 기부금으로 지난해 8월 완공된 백남학술정보관 내 ‘이종훈라운지’ 등 새로 리모델링된 건물 1층 로비들이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리모델링된 건물은 학생들의 편의와 동선에 완벽히 조화되는 ‘맞춤형’ 공간이다.

‘대화하는 열린 도서관’이라는 콘셉트로 재단장한 백남학술정보관은 기존 칸막이 책상과 의자 대신 원형 테이블과 소파로 채워졌다. 이뿐만 아니라 전자피아노와 영화관람관까지 들어섰다. 단순히 책만 읽는 도서관이 아니라 ‘쉼과 놀이’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의 지형(地形)이 바뀌었다”는 말까지 돌았다고 한다. 토론 전용공간인 하브루타존은 토론하며 해답을 찾는 유대인들의 전통적 교육방법인 하브루타에서 착안해 고안됐다. 5개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백남학술정보관 리모델링 공사는 3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뤄졌지만, 학생 설문조사와 해외 대학 벤치마킹 등 설계에만 1년이 걸렸다.

엄익상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장은 “학생들의 편의를 생각한 공간 설계는 기본이고 젊은 학생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원색 위주로 인테리어를 하는 등 세밀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국제관 라운지는 신한은행의 기부를 받아 리모델링됐다. 외국인 학생 홍보대사 모임인 ‘글로벌 사랑한대’ 등 외국인 학생이 많이 모이는 곳이어서 여러 나라 청년들과 언제든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꾸며졌다. 퓨전 테크놀로지센터(FTC) 로비 역시 학생들이 연구나 회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창의 연구실과 카페식 휴게 공간이 들어섰다. 생활과학대 로비에는 독서를 위한 독립된 학습공간과 토론을 이어갈 수 있는 스터디룸이 설치돼 학생 편의성을 높였다.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캠퍼스 건물 내부 공간들 역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수업과 수업 사이 쉴 곳이 마땅치 않았던 학생들은 경상대학과 국제문화대학, 복지관, 언론정보관, 디자인대학, 예체능대학, 학술정보관, 학연산클러스터 지원센터 등에 설치된 라운지에서 공부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언론정보대학 라운지는 붉은색 벽돌벽과 네온사인 등으로 리모델링돼 고급 카페 분위기를 연출했다. 디자인대학 라운지 역시 넓은 채광창이 있어 마치 야외에 있는 느낌을 준다. 학술정보관은 이름에 걸맞게 책으로 둘러싸인 라운지를 운영하며 ‘지식의 한가운데 놓인 장소’라는 분위기를 준다. 국제문화대학 라운지는 다른 라운지와는 달리 개인 작업공간(1인 1실)이 있다.

한양대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했던 노승범 건축학과 교수는 “기존 공간의 한계가 분명히 있는 데다, 자투리 공간들이 건물별로 많이 있었는데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어려운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한양대의 경우 부지가 좁아 건물이 매우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학생 휴게 공간도 적었는데, 공간 활용 측면에서 보면 이번 리모델링 기획은 전반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됐다”고 자평했다. 이 같은 한양대의 ‘변신’은 이영무 총장의 강력한 의지로 진행됐다. 이 총장은 취임 당시인 2015년부터 각 대학 건물 1층을 학생들만의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을 역점 정책으로 꼽았다. 이 총장은 에너지공학과 교수로 있을 때부터 교내에 학생들이 공부하거나 회의할 공간이 부족해 겪는 어려움을 공감했다고 밝혔다.

리모델링 작업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학생을 위한 ‘열린 공간’은 단순히 공간적으로 열려 있는 공간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언제든지 토론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갖춰줘야 했다. 편안한 의자와 토론할 수 있는 테이블은 물론, 컴퓨터와 TV 등 각종 기기 등 많은 재원을 필요로 했다. 이 총장의 고민도 바로 “재원을 어디에서 조달하나”였다고 한다. 리모델링 작업에 최소 5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고, 올해도 2개의 리모델링 공사가 예정돼 있다.

이 총장은 ‘동문 기부’와 함께 ‘네이밍 기부’(기부자의 이름을 딴 공간 설치)를 제안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한양대는 지난 3년간 동문 기부금과 교비를 통해 서울·ERICA캠퍼스 건물 1층을 ‘한양대 아이덴티티(정체성·identity)’가 담긴 16개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었다.

이 총장은 “해외 유수의 대학들을 방문하면서 명문대학들이 학생 중심 복합공간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 학교에도 적용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는 단편적 지식이 아닌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가 될 텐데, 학생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공간이 우선 필요하고 이 공간에서 자유로운 사고·행동을 통해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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