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되는 내용은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을 통해 규제하고 있는 ‘산업용 고압가스의 저장능력 산정기준’과 관련된 것이다. ‘저장탱크’와 ‘용기’ 사이의 중심거리가 30m 이하이고 합산 저장능력이 5t 이상일 경우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어길 시 사업주는 과태료, 사업정지, 형사고발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 주 골자다.
시행규칙이 개정된 1998년 이후 20년 가까이 사문화됐다시피 했던 규정이었으나, 2016년 이후 뒤늦게 단속이 시작됐고 그동안 당국의 홍보부족 등으로 인해 ‘저장탱크’와 ‘용기’의 합산규정을 모른 채 고압가스를 사용해왔던 사업주들은 하루아침에 불법을 저지르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고압가스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당국의 배려가 부족했음은 물론 규제 본연의 목적에 비춰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첫째, 규제의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 상대적으로 위험한 LPG는 저장능력을 산정할 때 저장탱크와 용기는 제외하고 있는 반면, 사고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산업용 고압가스는 저장탱크와 용기를 합산토록 하고 있어 역차별 규제를 받고 있다.
둘째,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기준이 되는 저장탱크와 용기를 30m 이상 이격시키려면 교체할 때마다 300㎏이 넘는 용기를 사람이 일일이 운반해야 하며, 이에 따른 배관파손 등의 위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압가스인들을 괴롭히는 건 현장의 외침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다. 업계를 대표해 수차례 산업통상자원부에 개선을 건의했으나, 무조건 ‘안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법 규정은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저장탱크와 용기를 큰 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등 업체별로 5000만 원 이상의 신규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이는 장기화된 내수침체에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중소기업인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당국은 지키지 못할 규정을 들이대며 규제에 나서기보다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유연하게 적용해 줄 것을 촉구한다.
심승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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