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쇼트트랙대표 앤디 정

초등6년때 이민…선수로 성장
한국선수 영상보며 기술 연마
고국서 열린 올림픽 참가 행복


앤디 정(21·사진)은 어릴 적 한국을 떠나 호주 국가대표로 성장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호주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앤디 정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이벤트에서 가슴을 졸였다. 지난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1500m 준결승 1조 레이스. 앤디 정은 서이라(26·화성시청), 올림픽 금메달 3개를 보유한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34) 등과 2위 자리를 놓고 경합했다.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 사진판독을 거쳤지만 5위가 돼 1∼2위에게 주어지는 결승 진출 티켓을 놓쳤다.

앤디 정은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주종목이 아닌 장거리였고, 나보다 스케이트 경력이 3배나 많은 선수와 겨룰 수 있었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앤디 정은 20일 자신의 주종목인 500m에 출전했지만 예선 1조 레이스에서 다른 선수와 엉켜 넘어지는 ‘불운’ 탓에 고국에서 열린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앤디 정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 가족과 호주로 넘어가 정착했다. 한국 이름은 정현우. 2012년 호주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자원봉사로 참여했고, 당시 박세영(24·화성시청)에게 매료돼 쇼트트랙에 입문했다.

세계 최강인 한국 선수들의 스케이팅 영상을 수없이 반복해 보면서 기술을 가다듬었고 호주대표로 선발돼 고국을 찾았다. 지금도 박세영은 앤디 정의 우상이자 친한 선배다. 앤디 정은 “(박)세영이 형이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귀띔했다.

앤디 정은 “이제 호주인이고 호주대표팀 소속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서 “한국인과 호주인의 응원을 동시에 받느라 떨린다”고 덧붙였다.

가족도 앤디 정의 경기 장면을 직접 보기 위해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 있던 외할아버지가 손자를 응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4개월 전 눈을 감았다.

어릴 적 호주로 간 앤디 정에게 한국 음식은 보약. 앤디 정은 “평소 한국 음식을 즐겨 먹고 특히 사골국과 묵은지가 참 맛있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앤디 정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국에서 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앤디 정은 “한국엔 강한 선수가 많고 훈련 인프라도 호주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며 “한국에서 훈련해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릉=글·사진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