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초 국회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1987년 이후 30년 만에 본격적으로 개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는 전국을 순회하면서 개헌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회는 개헌을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있지만, 개헌안을 도출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러 쟁점이 산적해 있다. 그중에는 현행 헌법 제12조 제3항에 규정돼 있는 검사의 영장청구 조항도 있다.
영장제도가 우리나라 헌법에 규정된 것은 1948년 제헌헌법부터다. 영장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인 일본 식민지시대에는 경찰이 별다른 사법 통제를 받지 않고 구속수사 권한을 행사했다. 세계 주요 문명국가 중에서 경찰의 10일 구속 제도를 인정하고 있는 나라는 현재 우리나라밖에 없는데, 이러한 경찰의 구속수사 권한은 바로 일본 식민지시대 경찰의 권한에서 유래한다. 1962년 제5차 개정 헌법에서 검사 영장 청구 조항이 명문화됐는데, 이는 기존 영장제도와 함께 경찰의 강제수사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이중의 장치로 작동해왔다.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검사의 영장 청구와 법관의 영장 발부라는 영장제도의 구조가 그대로 유지돼 온 것이 그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검사의 영장 청구 조항이 개헌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형사사법 절차에서 검사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 검찰 개혁의 일환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사 영장 청구 조항이 헌법에서 삭제된다는 것은 곧바로 형사소송법에서도 검사 영장 청구 조항이 삭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현재 2000여 명에 한정된 영장청구권자가 14만 명에 이르는 경찰과 2만 명 정도에 이르는 특별사법경찰에까지 확대된다. 경찰이 직접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관이 심사해줄 것이므로 기본권 보장에 충분하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이고 기본권 최대 보장 원칙에도 위배된다.
영장제도에서는 법관에 의한 영장 발부가 중요하지만, 영장 청구도 중요하다. 헌법재판소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 헌법에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들어간 것은 과거 무분별한 영장 청구 등 오·남용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의 형벌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검사에게 영장청구권을 준 것은 형사사법 절차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법률 전문가에게 영장 청구 절차를 위임함으로써 신체 구속의 남용을 억제해 인권침해를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헌법상 영장제도에 관한 규정들은 죄형법정주의(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 고문과 불리한 진술의 강요 금지(제12조 제2항), 변호인 조력권 보장(제12조 제4항), 무죄 추정의 원칙(제27조 제4항) 등의 규정과 더불어 국민의 가장 중요한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와 주거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국민에 대한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하고자 하는 경우, 검사의 영장 청구를 명문화한 것은 영장 신청의 오·남용에 대한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한 수단으로 봐야 한다. 영장제도가 형사 절차에 있어서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부터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단지 검찰 개혁 때문에 영장청구권을 헌법에 규정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비인권적 판단이다.
과거 영장 청구에 관해 헌법에 명문 규정을 두지 않았을 때 영장제도의 오·남용이 심각했음을 고려하면, 현재의 헌법 조항이 삭제될 경우 영장 청구는 보다 직접적으로 경찰과 국민의 문제가 될 것이다. 헌법 개정 논의에서 중심에 둬야 할 것은 기본권의 확대와 실질적 보장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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