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주거 해결 ‘한지붕’ 사업
노인 남는 방 저렴하게 임대
서울시 작년 달랑 252건 연결

“동거 꺼리는 어르신이 많고
학생은 지나친 간섭 거부감”


서울시가 청년 주거문제 해결과 세대 차이 극복을 위해 도입한 ‘한지붕 세대공감(홈셰어링)’ 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셰어링 사업은 혼자 사는 노인이나 노부부가 남는 방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학생에게 세놓는 대신 빌려주는 방의 도배·장판 교체 등 주택 개조 비용을 시가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 공유경제 모델의 대표 사업으로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홍보와 달리 참여율은 수년째 예상보다 저조한 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세대융합형 홈셰어링으로 연결된 사례는 16개 자치구에서 총 252건에 불과했다. 대학교 기숙사 1개 동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용량이다. 특히 일부 자치구는 홈셰어링으로 연결된 사례가 연간 5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학생 주거문제와 노인 복지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업의 애초 취지를 고려하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현실은 여전히 지난해 수도권 4년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이 16%대에 불과하고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서울에서만 20만4000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낯선 학생과의 동거를 꺼리는 어르신이 많고 학생들 역시 같이 사는 어르신의 지나친 간섭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사업 참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홈셰어링을 확대하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체계적인 제도 운용에 대한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홈셰어링 사업에 참여했다는 대학생 박모(24) 씨는 “집주인 할아버지가 집안 사정을 이유로 계약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방을 비워 달라고 했다”며 “결국 위약금 한 푼 못 받고 쫓기듯 나와 친구 집에서 남은 학기를 보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에 여러 가지 생활 갈등이 제기되자 서울시는 20여 명의 ‘갈등 조정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청년과 노인 사이의 갈등 조정 및 사후 관리 업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공공부문이 직접 나서 공유경제 모델을 국내에 알리겠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공유경제 사업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관리가 어려워진 것이 문제”라며 “이제는 사업의 다양성보다는 옥석을 골라 그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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