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운동 경력은 어느 누구 못지않게 화려하다.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1971년엔 ‘교련 반대 운동’ 등 학생운동을 하다 제적된 뒤 강제 징집됐다.
한신대 교수 시절인 1986년에는 ‘6월 항쟁’의 불씨가 된 ‘교수 선언’을 주도했다. 이듬해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을 주도했다. 이때부터 대학 교육뿐 아니라 초·중등학교 문제와 사교육 문제 등 교육의 공공성 확대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여기에 한국산업노동학회장,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공동대표 등 학계·노동계·정계로 활동 폭이 넓어졌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제14·15대 경기도교육감을 지내는 동안 김 부총리는 3대 핵심 정책으로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의 공공성 확보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정책 슬로건은 그가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당시 만들었던 자랑거리 상품이다.
김 부총리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기치 아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 모든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체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련의 이력만 봐도 김 부총리의 ‘교육 정의론’이 나오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제가 살아온 여정과 삶의 철학은 ‘정의’로 요약된다”고 자부할 정도다. 김 부총리는 재임 중 꼭 성공시키고 싶은 정책 하나만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도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잠재력을 키워주고 모든 학생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 만들기”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로버트 퍼트넘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쓴 ‘우리 아이들’(2017)을 인용하며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은 민주주의와 가치, 사회의 운명이 걸린 해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교육감 시절 같이 일했던 측근들을 교육부로 모으면서 ‘김상곤 사단’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김 부총리는 “저에게는 과거부터 ‘우리 사회의 민주화’ ‘교육의 민주화’ 두 가지 목표가 있었고, 이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방안을 찾아왔던 분들이 주위에 많다”며 “그러한 분들을 ‘김상곤 사단’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구체적인 조직이 없다”고 설명했다.
외형상 이미지와 달리 김 부총리의 별명이 ‘할아버지’ ‘고니’ ‘삼손’이라는 점은 의외다. 고니는 새 종류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별명 ‘이니’처럼 이름 끝 글자를 딴 애칭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는 부드럽고 자상한 스타일이라서, 또 김 부총리를 보면 고니 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전했다. 다른 참모는 “삼손은 겸손·공손·양손을 의미하는데 평소 양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서 있고, 남의 얘기를 잘 경청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
△1949년 광주 출생(69)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영학과, 동 대학원 석·박사 △한국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경기도교육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제19대 대통령선거 국민주권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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