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경제연구학회장

현 정부 출범 1년이 다가오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진단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부의 주요 정책을 평가하면서 한국의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3.0%로 지난해(3.2%)보다 낮게 전망했고, 내년 이후에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IMF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은 3.9%로 전망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방향으로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창출, 공정 경쟁 그리고 혁신을 제시했다. 내용 중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 수단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내용이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이 2018년 7530원(7.2달러)으로, 2017년에 비해 16.4%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는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이후 가장 높은 것이고, 생산이나 물가상승률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단기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을 증가시킬 것이고 이들은 고소득층에 비해 평균소비성향이 높아서 국내 소비를 늘릴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근로자의 7%만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반면에 평균임금에 대한 최저임금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정도이지만,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IMF의 이번 보고서 내용에는 소득주도가 성공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는 기본 전제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외국과 달리 수당과 상여금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서 국제 비교에서 과소평가된다는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그리고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한 영향률인 최저임금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율이 23.6%로 약 46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의 평균소비성향이 높지만, 국내 총수요에 직접 영향을 주는 총지출액은 평균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에 비해 낮을 수 있음도 고려하지 않았다.

장기적 성장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고서가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 제안에 대해 정부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 국내 많은 경제학자의 의견도 똑같다. 보고서는 당장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평균임금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프랑스의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에서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유연성 확보, 실업자에 대한 강하고 포용적인 안전망 정책과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주문했다. 그 외에 눈여겨봐야 할 정책으로 사회안전망 강화, 기업에 대한 규제부담 완화, 기업 보호가 아닌 혁신과 성장 위주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 실시와 연구·개발(R&D) 지원 체계 개선 등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는 예견되는 현상이다. 따라서 보고서가 지적하듯이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이중구조를 개혁하고 시장 유연화를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개발,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과감하게 시행해 일자리 창출형 경제 구조로 바꿔야 한다. 특히, 기술혁신을 통해 성장잠재력 하락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제안은 IMF만의 의견이 아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