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위주 전략전술 추구
찜질방서 격의없는 회의도
배구 김종민 도로公 감독
선수들 개성 존중 장점 키워
커피 타임서 많은 대화 나눠
여자프로농구 위성우(47) 우리은행 감독과 여자프로배구 김종민(44)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다른 듯 닮았다.
위 감독은 2011∼2012시즌 꼴찌였던 우리은행의 사령탑으로 취임, 2012∼2013시즌부터 6회 연속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김 감독은 2016년 3월 도로공사의 지휘봉을 잡았다. 도로공사는 2015∼2016시즌 전체 6개 구단 중 5위였고, 지난 시즌 꼴찌였으나 올 시즌엔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위 감독과 김 감독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위 감독은 전형적인 중앙집권제. 훈련할 때도 동작 등을 일일이 지적하며 마음에 들 때까지 혹독하게 몰아붙인다. 이번 시즌에는 자유계약(FA) 선수로 팀에 합류한 김정은을 붙잡고 스크린 수비부터 다시 가르쳤다. 국가대표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인 김정은은 눈물을 참지 못하면서 위 감독의 지시에 따랐다. 대체 선수로 합류한 나탈리 어천와도 위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성장했다. 특정 선수 의존도를 낮추고, 개인이 톡톡 ‘튀는 걸’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시스템에 따른 전술전략을 추구하며, 그래서 기복이 없다.
김 감독은 자율방임형. 선수 개개인의 단점이 아닌 장점을 주목하며 개성을 존중한다.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되, 전체적인 균형을 중시한다. 공격력이 강한 레프트 박정아가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도록 수비력이 뛰어난 리베로 임명옥, 레프트 문정원의 리시브 비중을 높였고 도로공사는 팀 득점 1위, 리시브 1위에 올랐다.
둘 다 소통을 중시한다는 건 닮은꼴. 위 감독은 엄하게 꾸중하되 상과 벌,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해 코트 밖에선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는다. 또 전주원, 박성배 코치와 적극적으로 전술 운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다. 술을 전혀 못 마시는 위 감독은 종종 찜질방에서 코치와 함께 격의 없는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오빠처럼 선수단에 다가갔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여자 선수들을 대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고 털어놓았던 김 감독은 올 시즌 ‘커피 타임’을 활용했다. 선수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장벽’을 없앴고,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동기를 유발했다.
위 감독과 김 감독은 이제 챔피언결정전으로 눈을 돌린다. 정규리그 1위 프리미엄으로 챔프전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정규리그 1위지만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면서 “아직 다 끝난 게 아니니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이 하나로 뭉쳤고 개인보단 팀을 위해 헌신했다”며 “최종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고 훈련하고 대화하면서 챔프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진·허종호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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