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인천시설공단)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에서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김윤호(인천시설공단)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에서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동계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출정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김윤호(왼쪽)와 김상용 감독. 손우성 기자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동계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출정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김윤호(왼쪽)와 김상용 감독. 손우성 기자
‘연습벌레’ 김윤호 대표팀 주장

교통사고 재활중 스포츠와 인연
휴직계 내고 본격적 훈련 돌입
매일 6시 기상· 장비 직접손질
하루 20여차례 슬로프 내려와
“아내에게 금메달 안겨줄 것”


김윤호(35·인천시설공단)는 ‘연습벌레’로 통한다.

김윤호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대표팀의 주장. 그리고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 메달 후보로 꼽힌다. 김윤호는 2015년 스노보드 대표로 선발된 뒤 휴직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전념하기 위해서. 김윤호는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에 고민이 있었지만, 아내의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귀띔했다.

아내를 위해 김윤호는 더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면서부터 매일 오전 6시에 기상, 장비를 직접 손질하고 평창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가 열리는 정선알파인경기장 슬로프에 가장 먼저 올랐다. 하루 20차례 이상 슬로프를 내려오는 강행군을 펼쳤다.

김윤호는 “힘이 들 때마다 아내에게 금메달을 안겨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이상호(23·한국체대)가 한국 설상 종목 최초로 동계올림픽 메달(은)을 획득했다. 김윤호는 “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에선 내가 최초 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며 “이상호 선수의 은메달 획득이 부러웠고, 나도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윤호는 고교 시절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던 소위 ‘폭주족’이었던 것. 하지만 18세이던 2001년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며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김윤호는 “하루아침에 내 다리로 땅을 디딜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눈앞이 깜깜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절망감이 밀려왔다”고 회상했다.

사고 이후 방황하던 김윤호는 스포츠와 인연을 맺으면서 마음을 잡았다. 아이스하키와 육상에 흥미를 느꼈고 2015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원반, 창, 포환던지기에서 3관왕에 올랐다. 179㎝, 78㎏의 단단한 체격조건을 지닌 김윤호는 2015년 8월 대한장애인스키협회에서 스노보드 선수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걸음에 달려가 테스트를 받았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때까지 단 한 번도 슬로프에 서본 적이 없었던 김윤호는 “육상에선 세계 정상급과 실력 차가 컸고, 평소 스노보드에도 관심이 있어 스노보드 쪽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김윤호는 2016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코퍼스 스노보드대회에서 11위에 올랐고, 이후 줄곧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상용(39) 대표팀 감독은 “김윤호는 부족한 부분을 알아서 훈련으로 메꾸는 성실함이 가장 큰 장점이기에 메달 획득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고, 김윤호는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