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프채는 헤드 뒷면의 힐 쪽에 연결한 스위치를 돌리면 헤드의 각도가 움직인다. 좌로 돌리면 헤드 앞면이 세워지면서 3번 아이언에 가까워지고, 오른쪽으로 돌릴수록 9번 내지 피칭아이언 쪽으로 눕혀지는 원리다. 발명가들은 골퍼들이 번호대로 아이언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편하게 골프를 치게끔 배려했던 것이다.
골퍼들은 가방도 없이 옆구리에 그 많은 골프채를 끼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 이 전천후 한 자루의 아이언과 우드 몇 자루만 있으면 충분했다. 우드만큼은 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따라서 각도를 조절할 수는 없었기에 몇 자루의 우드는 지참해야 했다. 이 아이언이 퍼터까지 대신했기에 라운드하는 데 3∼4자루면 족했다.
하지만 이 아이언은 그다지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골퍼들에게는 골프채가 전쟁터의 무기. 무기는 여러 개일수록 좋은 법. 게다가 아이언은 한 치라도 더 정확하고 정교해야 하기에 골퍼들은 한 자루보다 여러 자루의 아이언을 선호했다. 아이언의 숫자가 많아도 개의치 않는 건 수백 년 전이나 21세기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전천후 아이언은 수집가에게는 각광받고 있다. 가격은 최소 200만 원 이상이며, 600만 원 선에서도 거래된다.
남양주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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