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보고서
“고비용·저효율 구조 벗어야”


한국 자동차산업의 노동유연성이 미국, 일본,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보다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내놓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동차산업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동차 생산업체 5곳의 평균 연봉은 지난 2016년 기준 9213만 원으로 일본 토요타(9104만 원), 독일 폭스바겐(8040만 원)보다 많다. 매출액 대비 전체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5사 평균)은 12.2%로 토요타(7.8%), 폭스바겐(9.5%)보다 높다.

반면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시간은 현대자동차가 26.8시간으로 토요타(24.1시간), 미국 포드(21.3시간)보다 각각 11.2%, 25.8%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은 생산유연성, 특히 노동유연성이 크게 떨어진 데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해외 기업들은 계약직, 기간제 등 비정규직 근로자 활용이 자유롭고 파견, 사내 하도급 등 외부 인력 투입으로 다양한 형태의 인력 운영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파견제를 활용할 수 없고 사내 하도급 제한, 근로시간 제약 등 법과 제도가 경직돼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파업도 노조원의 50% 찬성으로 파업을 행사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 GM은 3분의 2, 폭스바겐은 4분의 3이 찬성해야 가능한 만큼, 한국보다 파업으로 인한 업무중단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한때 세계 5위였던 국내 자동차업체의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며 6위로 밀린 데 이어 7위로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동차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법·제도 개편을 통해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고 노사 간 공감대 형성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임금 책정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노사의 타협과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떨어지는 생산성이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같은 상황을 초래했고 이는 사용자는 물론 노동자에게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