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伊 총선 출구조사

베를루스코니 우파연합 1위
과반 실패… 단독정부 어려워


4일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의 최다 득표율 승리가 유력해지고 있다. 또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M5S)이 단일 정당으로는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맹위를 떨쳤다. 다만, 우파연합과 오성운동 모두 단독 정부 구성을 위한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연정 구성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합이 약 33~3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우파연합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북부동맹(LN)과 전진하는이탈리아(FI)는 15.9% 및 14.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오성운동은 29.5~32.5% 득표가 예상됐다. 현 집권당 민주당이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은 24.5~27.5% 득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1.5%로 지난 2013년 총선의 투표율 75% 대비 3.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1세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화려하게 부활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 탈세 혐의가 유죄로 확정돼 2019년까지 공직 진출이 금지되면서 다시 총리가 되긴 어렵지만, 오른팔 격인 안토니오 타이아니(63) 유럽의회 의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킹메이커’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포퓰리즘을 앞세워 우파연합의 대항마로 떠오른 오성운동 역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설립 9년 만에 이탈리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포퓰리즘이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알렸다. 오성운동은 이탈리아 국적자 모두에게 월 780유로(약 103만 원)씩 주는 기본소득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기존의 부패한 정치세력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인기를 끌었다. 출구조사 결과가 최종 집계에 그대로 반영되면 이탈리아는 ‘헝의회(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는 의회)’ 상태가 된다. 이에 따라 우파연합이 어떤 형태로 연정을 시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정당이 부패했다며 다른 정치 세력과 연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배제하던 오성운동도 최근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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