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車변속기 ‘무한경쟁’ 시대
엔진과 함께 자동차 핵심 부품
한계범위 내 동력 효율적 전달
고급차 위주로 8·9·10단 탑재
‘더블클러치’ 소음·충격 최소화
기아, 변속모드 구현 IVT 개발
현대·기아자동차는 2월 13일 기아차 신형 올 뉴 K3를 출시하면서 스마트 스트림 가솔린 1.6 엔진과 함께 새로 개발된 IVT(Intelligent Variable Transmission)를 탑재했다. IVT는 흔히 무단변속기라고 불리는 CVT의 일종으로 자동변속기(AT)와 달리 단 구분이 없다. 현대·기아차가 새로 내놓은 IVT는 연비 좋은 기존 CVT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운전자 의도, 주행 상태에 따라 다양한 변속 모드를 구현해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기아차가 새 CVT를 내놓은 것은 2012년 기아차 레이, 모닝에 들어가는 CVT를 만든 이후 처음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올 뉴 K3 출시 하루 전 판매 개시한 현대차 신형 벨로스터에 가솔린 1.4 터보 및 1.6 터보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를 장착했다. 또 1주일여 뒤 내놓은 현대차 신형 싼타페는 디젤 2.0과 2.2, 가솔린 2.0 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열흘 새 신차 3종을 출시하면서 차종 특징에 따라 서로 다른 변속기를 채택한 셈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변속기는 엔진과 함께 차의 동력 성능, 연비 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흔히 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이 좋아야 적은 배기량으로도 큰 힘을 발휘해 엔진회전수(rpm)를 높일 수 있고 연료 효율도 좋아진다. 하지만 변속기는 엔진 한계 범위 내에서 들쭉날쭉한 폭발력을 적절히 바퀴에 전달해 차가 굴러가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힘은 엔진에서 나오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는 변속기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변속기의 역할은 엔진 못지않게 중요하다.
변속기 종류는 수동변속기(MT), 자동변속기, 무단변속기, 더블클러치변속기 등으로 나뉜다. 수동변속기는 운전자가 직접 클러치를 조작해 동력을 끊고 원하는 기어를 선택한 뒤 다시 이어줘야 한다. 구조가 단순하고 효율이 높지만 조작이 불편하다는 단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다. 반대로 차가 알아서 변속을 해주는 자동변속기는 편리한 대신 구조가 복잡하고 동력 전달 효율이 떨어진다.
고장력 벨트를 활용한 무단변속기는 말 그대로 단계적 변속 없이 속도를 올리고 내려 연비가 좋고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지만 운전의 재미가 덜하고 고속주행 시 엔진 출력을 온전히 바퀴에 전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각각 홀수 기어, 짝수 기어를 담당하는 2개 클러치를 적용한 더블클러치변속기는 변속 소음과 충격이 작고 빠른 변속이 가능해 적용 차종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변속기는 효율성과 운전의 재미를 위해 갈수록 자동변속기 단수를 높이는 고단화 경쟁과 함께 무단변속기와 더블클러치변속기 등의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이 흔했지만 최근에는 6단을 넘어 8∼10단 변속기를 단 차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변속기는 단수가 많아질수록 엔진 힘의 손실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수가 하나씩 높아질 때마다 연비도 1∼2%가량 개선된다. 변속 충격도 줄어들고 가속 성능도 향상된다. 반면 그만큼 구조가 복잡하고 무거워지기 때문에 변속기 단수가 무한정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10년 독일 ZF, 일본 아이신에 이어 세계 3번째이자 완성차 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해 제네시스 등 고급차 중심으로 채택했다. 이후 9단 변속기를 장착한 브랜드도 속속 생겨났는데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랜드로버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10단 변속기도 등장해 포드 머스탱, 혼다 오딧세이 등에 채택됐다. 무단변속기는 1980년대부터 관련 기술을 가다듬어온 닛산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기존 CVT에 보조변속기를 추가한 새로운 개념의 무단변속기 X-CVT도 개발했다. 더블클러치변속기는 폭스바겐, 포르쉐 등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엔진과 함께 진화해 온 변속기는 친환경차 시대를 맞아 갈림길에 서 있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경우 배터리에서 나온 전기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기 때문에 변속기 없이도 차가 움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토요타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차와 달리 하이브리드차에 충전용과 구동용 등 2개 모터, 동력분할장치 등으로 구성된 e-CVT를 장착해 변속기 역할을 하도록 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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