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특위 내 소위 구성부터 기관보고 등등 수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법안을 둘러싼 사법개혁이 또 한 번 국민의 인내심과 피로도를 가늠케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권력기관을 개혁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기호지세인 형국이라 흐지부지 끝나지 않겠지 하는 기대감이 들면서도 6·13 지방 선거가 예정돼 있어 국회가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위에서 논의될 사안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 즉,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위한 수사 단계에서의 권한과 기구 설치를 위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수사에서의 권한을 검찰과 경찰에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검·경의 수사권 조정은 핵심 쟁점 사항이 아닌가 싶다.

수사권은 수사개시권,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등으로 분류되고,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모두 하고 있지만, 수사개시권을 제외하면 명문상의 권한은 모두가 “검사만이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사법개혁의 발단이자 포인트이다. 검사는 기본적 고유권한인 기소권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수사권까지 그것도 특수 수사 분야는 경찰을 배제하고 독점하고 있어 검찰을 가리켜 무소불위의 권력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검사가 많은 권한을 가지게 된 것은 법 제정 당시의 시대적 필요에 의해서가 아닐까? 국가의 기능과 역할이 미약할 때 만들어진 법이 반세기가 흘러 세상은 눈부시게 바뀌었고, 그런 지금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본다.

검사는 본업이 기소이긴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혼란한 정국에서 거악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기소권 외에도 총체적 수사권을 부여했고, 대의를 위한 법질서 수호에 기여한 활약상도 높이 인정한다. 그러나 그 소임이 끝나면 반납돼야 하는 것이 권한 아닐까? 기왕에 가진 권한이니 놓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도한 권한을 양손에 거머쥐고 견제 없이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오늘날 오히려 자신이 거악의 존재가 돼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본래부터 권력이 마치 자신들의 소유물이었던 것처럼 정부 기관 간 마찰을 빚는 모습은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설령 그것이 최선책을 찾기 위한 방법의 모색이나 논의라 할지라도 부정적인 것은 더 많이 부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왕실에서는 유일하게 과거 급제했던 조선왕조 3대 임금인 태종 이방원은 권력의 속성을 경계해 공신들의 거센 저항을 물리치고 그들이 가진 사병(私兵)을 관군(官軍)으로 편입하는 사병 혁파를 성공시켰다. 공신 중 가장 막강한 사병을 거느린 이거이는 처절하게 저항하며 말하기를 “신은 세자께 충성한 것밖에 없사온데, 신이 무슨 죄를 지었나이까?”라고 하자 당시 세자였던 이방원은 “대감께서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굳이 죄를 따져 묻는다면 권력(사병)을 가진 것이 죄라면 죄겠지요”라고 했다. 개인이 관군을 대적할 만큼 막강한 사병을 거느릴 수 있었던 당시의 이야기지만 시대를 초월한 권력의 속성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채현·부산 해운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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