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동계올림픽 개최국. 금메달 5·은메달 8·동메달 4개로 종합순위 7위, 아시아 1위. 완벽한 경기장과 선수촌 시설, 짜임새 있는 대회 운영,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의 열광적이면서도 질서 있는 응원, 친절하고 헌신적인 자원봉사자들, 밤거리를 혼자 다녀도 걱정 없는 치안, 선수가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두 번이나 찾아서 돌려준 시민 정신, 5G 상용화를 앞당기는 정보통신 서비스, 역대 대회에서 처음으로 불평 대신 칭찬을 받은 선수촌 음식, 사상 최고의 동계올림픽이라는 해외 전문가들과 미디어의 찬사… 이런 올림픽을 치러낸 나라는 마땅히 선진국(先進國·advanced country)이라 부를 만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87년의 뜨거웠던 민주화 운동을 거쳐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1987년 3400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은 올림픽 이후 1년에 1000달러씩 급상승했다. 2002년 월드컵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구겨진 나라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인의 열정을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을 통해 전 세계에 분출하는 큰 마당이 됐다. 1998년 7607달러로 추락했던 1인당 국민소득은 월드컵을 거치면서 비약적으로 상승해 2006년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돌파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마무리한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올림픽조직위는 대회 전 8가지의 올림픽 개최 효과를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선진국 진입’. 그러나 후속 논의가 없다. 그동안의 투자와 노력, ‘하나 된 열정’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8가지 올림픽 개최 효과 가운데는 ‘남북 간 화해 및 평화 증진’도 포함돼 있었다. 실제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시작되더니 남북 정상회담, 비핵화를 위한 미·북 회담까지 바라보게 됐다.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진국 진입 논의는 물론 경제 활성화, 국가 브랜드 향상, 지역 균형 발전, 국가발전 에너지 결집, 첨단산업 발전 촉진, 아시아의 동계 스포츠 허브 등 조직위가 제시했던 다른 올림픽 효과까지도 계속 챙기고 실현해야 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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