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관련 정보 없다” 의혹 부인
영국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피습 사건이 발생하자 영국은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 정부로 확인될 경우 2018년 월드컵 불참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 정부의 책임을 암시하는 증거가 나온다면 영국은 적절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영국 땅에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려는 시도는 반드시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장관은 “러시아 배후가 확인되면 오는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영국 대표팀이 정상적으로 출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톰 투겐타트 위원장은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지만, 초반 증거들이 러시아 공격의 모든 특징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선 러시아가 사건의 배후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러시아는 사건 조사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영국 솔즈베리에 있는 한 쇼핑몰 벤치에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인 율리야 스크리팔(33)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미확인 물질에 노출된 뒤 쓰러진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크리팔은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전직 장교로 유럽에서 근무하다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에 포섭돼 이중 스파이가 됐다. 스크리팔은 2004년 MI6에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상을 넘긴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미국과 러시아 간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건너왔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6년 발생한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독살 사건과 유사하다. 전직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 요원이었던 리트비넨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영국으로 망명해 생활하던 중 독성 물질 폴로늄 210에 중독돼 사망했다. 수사 결과 러시아 비밀요원이 리트비넨코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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