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증거 인멸 염려 없어”
검찰 “비상식적 결정” 반발


김관진(사진) 전 국방부 장관이 또다시 구속의 위기를 벗어났다.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 및 수사 은폐·축소 의혹의 ‘윗선’을 규명하려던 검찰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새벽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심사가 끝난 뒤 “종전에 영장이 청구된 사실과 별개인 본 건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의 내용을 볼 때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지난해 11월 군 사이버사 댓글공작 관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법원의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던 김 전 장관은 100여 일이 지난 이번에는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수사 축소·은폐 지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무단으로 변경한 혐의(공용서류 손상 및 직권남용) 등으로 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사안의 진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결정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곧바로 “영장 기각은 국민의 법 감정을 무시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수사팀은 “수사 축소 방침을 지시한 사실이 관계자 진술 등 증거로 명백히 인정되는데도 김 전 장관은 거짓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위기 상황의 컨트롤타워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안전행정부로 무단 수정한 의혹과 관련해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로 자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법원의 결정을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원이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검찰의 입증 자체를 지적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영장을 재청구하기보다 불구속 수사하는 방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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