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합의’의 운명은 실질적으로 미·북 대화에 달려 있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미·북 협상이 열려 북핵 폐기에 대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정상회담에서의 획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칫 정상회담 자체가 연기될 수도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미국을 방문해 직접 회담 내용을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의 반응과 입장이 중요하다.

미국 반응은 한마디로 ‘신중함’이다. 김정은의 태도에 외형상 변화가 감지되지만 진정성에 대해선 의심을 전혀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헛된 희망일지도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 됐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최대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비핵화를 향한 믿을 수 있고, 검증 가능하며, 구체적 조치를 보기 까지 우리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과거의 모든 노력은 실패했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줬을 뿐”이라며 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대북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세 방향의 비핵화(CVID) ‘담보’가 대전제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미국은 일단 북한과 탐색적 대화를 하겠지만, 대화 지속에서 무력 대응까지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는 등 대북 경계를 전혀 늦추지 않고 있다. 진실의 순간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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