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변호사·목사 등 참여
종교 분야에서도 ‘미투(Me Too)’ 운동이 번져가는 가운데, 행복한 가정 운동을 벌이는 개신교 단체인 하이패밀리가 ‘성폭력 피해 여성 치유 상담센터 #WITH YOU’를 110회 세계여성의 날인 8일 개관한다. 주로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상담센터다. 경기 양평군 서종면 소재 하이패밀리의 가족테마파크 ‘W-스토리’에 들어설 상담센터에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박상은 의학박사를 비롯한 가정의학·정신의학 전문의와 홍성기 변호사 등 법률인, 하이패밀리 공동대표인 송길원(사진 오른쪽) 목사와 신체심리치료 전문가인 김향숙(왼쪽) 박사 등이 의료·법률·치유 분야의 전문가로 참여한다.
송 목사는 7일 센터 개관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폭력 피해자 치유는 일반외과를 넘어 전인적 치료에 필요한 여러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중증외상센터’ 수준이어야 한다”면서 “치료뿐 아니라 성폭력 예방을 위한 홍보교육 등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패밀리는 그동안 자체 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상담·치유도 해왔는데, 전문성을 보강해 포괄적인 성폭력 피해 여성 상담센터를 만들게 됐다. 특히 “몸으로 입은 상처, 몸으로 치료한다”는 취지의 신체심리상담가인 김 박사가 치료에 참여한다. 국내에서 드문 신체심리학을 공부한 김 박사는 송 목사의 부인으로 하이패밀리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그동안 교회 내의 성폭력 피해자를 적지 않게 상담·치료해 온 성폭력 피해 전문 치료사인 김 박사는 “매년 10여 명 내외의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를 상담·치료해왔고, 가해 목회자의 사모 등 트라우마를 받은 가족도 치료한 경험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는 종교적 권위와 신앙으로 접근하며 성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무력하게 당하고 뒤늦게 알아채게 된다”며 “이 때문에 정신적·신체적 피해가 더 극심하고 오래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성폭력 피해는 기억에만 남는 게 아니고 몸에도 각인된다. 신체심리치료는 좋지 않은 신체 접촉을 통해 몸에 기억된 상처와 긴장을 풀어주고 정신적으로도 회복시키는 치료다. 김 박사는 “피해자 자신이나 가족, 치료사의 공감적인 터치를 통해 몸의 좋은 기억을 회복하면 정신적으로도 치유가 빠르다”고 말했다.
상담센터에서 영성치유를 담당하게 될 송 목사는 “어릴 적 가정에서 건강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만남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목회자가 돼서도 여성을 도구로 보는 문제를 보인다”며 “센터가 출범하면 성폭력 가해 목회자들도 상담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치유는 전체 교회가 나서야 가능하고, 나서야만 할 일”이라며 “재정적 여유가 있는 대형 교회나 교단 등이 지원해준다면 상담센터가 자리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랐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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