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정신병자 수준
위선의 가면 못 본 내가 천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그동안 그를 도왔던 정치적 동지들이 허탈과 좌절감을 넘어 배신감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 당시 안 전 지사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한 의원은 8일 통화에서 “너무 참담하고 분노가 치민다”며 “많은 사람이 바라보는 위치에 있으면 더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했어야 하는데 안 전 지사가 대선을 앞두고도 이런 일(성폭행)을 했다면 정신병 수준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전 지사를 도왔던 다른 핵심 참모는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해도 ‘나는 믿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도 들지 않는다”며 “참담하고 배신감이 너무 크다”고 했다.

안 전 지사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나는 위선의 가면 너머를 보지 못하는 바보 천치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취지의 댓글들이 줄을 잇자 그는 다시 “충격. 배신감. 상실감. 자괴감. 이제까지 겪었던 모든 상황 중 최악의 상황에서 난 무기력한 존재임을 확인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캠프 멤버인 황이수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도 페이스북에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안 전 지사의 이중적 행태에 대한 비난도 줄을 이었다. 한 인사는 “지난 2월 22일 상갓집에서 만난 안 전 지사가 정당 정치, 정당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나중에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식으로 한참을 떠들었는데, 피해자 김지은 씨가 2월 25일에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히는 것을 들으며 소름이 끼쳤다”며 “민주주의를 역설하고 3일 뒤 그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니 역겹다”고 했다. 안 전 지사는 김 씨의 폭로가 있었던 지난 5일 당일에도 충남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한 지지를 표하며 강연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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