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 사퇴까지 이미 결정
지분율 4.31% → 3.72% 낮춰
일각 “5월 기업집단 지정 때
총수지위 회피 하려는 꼼수”
업계선 “지나친 해석 아니냐”
네이버 “李, 해외투자에 전념”
사내이사를 사퇴하고 지분율을 낮추는 등 국내에서 몸을 가볍게 하는 이해진(사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행보에 대한 일부의 ‘트집 잡기’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발표를 앞두고 동일인(총수) 지위에서 제외되기 위한 ‘꼼수’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지나친 해석이고, 억측”이라며 “경영실적과 정책을 놓고 평가하는 것 보다 세태에 따라 경영 리스크(위험)를 키우는 데 더 집중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다수다.
8일 관련 업계와 네이버 등에 따르면 이 GIO가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놓고 글로벌 사업 ‘올인’을 선언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더불어 이 GIO는 같은 시기,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내이사 자리도 내놓을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GIO의 동일인 지정 이슈가 불거진 지난해 8월 전에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 사퇴가 함께 결정됐다는 의미다. 다만 매년 선임되는 이사회 의장직과 달리 사내이사는 임기가 3년이어서 즉시 물러나지 못했다. 오는 19일에 3년 임기가 끝난다.
1년에 15차례가량 진행되는 이사회 참석의 어려움도 사내이사 사퇴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이 GIO는 해외 사업 전념을 위해 대부분 유럽과 일본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이 GIO는 오래전부터 “신사업 개척이 (나의) 역할이며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왔다. 2016년 7월에 열린 모바일 메신저 라인 상장 관련 기자 간담회 때는 “은둔형 경영자가 아니라 기술에 몰두하는 개발자”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분 매각을 동일인 지위 제외 시도와 연결하는 시각도 지나치다는 평가다. 최근 이 GIO는 네이버 지분 매각을 통해 보유 지분율을 4.31%에서 3.72%로 낮췄다. 그러나 이 GIO는 여전히 네이버의 개인 최대주주며 전체로 보면 국민연금, 에버딘 에셋매니지먼트,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에 이은 4대 주주로 입지에 변화가 없다. 더욱이 공정위는 지난해 이 GIO의 동일인 지정 당시 지분율보다는 ‘실질적 영향력’을 중심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네이버는 프랑스 코렐리아 캐피털과 ‘K펀드1’을 운용하며 2016∼2017년 2억 유로(약 2260억 원)를 유럽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더불어 스타트업 육성 캠퍼스 스페이스 그린(프랑스)에 12개 기업을 입주시키고 지원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 GIO의 최근 관심사에 대해 “(해외에 있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AI나 블록체인 기업 투자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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