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 우체부길 / 고영훈 지음 / HUINE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한류 기지일 뿐 아니라, 중요 교역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2억6000만 명 인구를 지닌 이 나라는 1만5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그 중심이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이다. ‘자바 우체부길’은 서쪽 끝 아냐르에서 동쪽 끝 빠나루깐까지 1000㎞에 달하는 도로. 이 책은 자동차로 이 길을 답사한 기록이다.

저자는 한국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교수. 그는 40여 년 동안 공부해 온 인도네시아 문화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시리즈를 쓰기로 했다. 그 첫 번째 결실이 이번 책이다.

‘우체부길’이라는 이름은 각 구간의 초소에서 우편 수발 업무를 했기 때문에 붙여졌다. 길 이름에서 낭만이 읽히지만, 사실은 피와 눈물이 배어 있다. 19세기 네덜란드 식민통치 정부가 수많은 인도네시아인을 희생시켜 건설한 도로여서다.

저자는 이 길에서 식민통치에 대한 저항의 흔적과 함께 패배로 인한 인도네시아인들의 절망감을 느낀다. 동시에 찬란한 문화유산에 대한 그들의 자부를 엿본다. 역사 속 인물들 이야기와 더불어 오늘을 사는 자바인들의 숨결이 생생하다. 336쪽, 2만 원.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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