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시장 / 하비 콕스 지음, 유강은 옮김 / 문예출판사

1517년 마르틴 루터가 중세 가톨릭 교회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해 ‘95개조 반박문’을 제시하며 종교개혁을 부르짖은 지 500여 년. 국내 기독교계는 아직도 교회 세습, 헌금 강요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회가 대중에게 숭고한 가치를 설파하던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갈수록 세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 속에 현대사회에서는 새로운 ‘종교’가 기존 종교를 뛰어넘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바로 ‘시장 신(神)’을 숭배하는 시장경제라는 종교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저명한 신학자인 저자 하비 콕스는 신학과 경제학이라는 두 가지 시선으로 우리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초기 기독교의 가르침부터 그간의 연구 결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표한 최근 문서 등을 검토해 교회가 어떻게 부(富)를 획득해왔는지, 시장은 어떻게 신적인 존재가 되었는지를 비판적 입장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과거 종교개혁이 부패한 교회의 면죄부 판매를 둘러싸고 일어났다면, 시장의 개혁은 ‘시장 신’의 부패가 낳은 경제 위기로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348쪽, 1만80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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