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에 核탑재 초기수준일 듯
6차례 장거리 비행 성공했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남은 과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월 안에 미·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정상회의 주요 의제가 될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기술 및 실전 배치가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 성공 후 올해 신년사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달성됐다”고 대외에 선포했다.
◇수소폭탄까지 진전된 핵=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후 2016년 1월 ‘시험용 수소탄’으로 제4차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9월 3일에는 ‘ICBM 장착용 수소폭탄’을 갖고 제6차 핵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국이 히로시마(廣島)에 투하한 원자폭탄보다 약 10배 이상의 위력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프리 루이스 미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북한이 핵탄두를 직경 60㎝, 무게 200∼300㎏ 정도로 소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핵 소형화에 대한 평가는 북한이 ICBM에 탑재 가능한 초기 수준의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개발한 수소폭탄에 대해 “거대한 살상 파괴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초강력 핵 전자기파(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미 본토 타격 ICBM 전력화 단계=북한은 지난해 ICBM 개발에서도 빠른 진전 속도를 과시했다. 2016∼2017년에는 세 차례에 걸친 핵실험뿐 아니라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는 화성-12, 화성-14, 화성-15형 시험 발사에도 성공했다. 2017년 7월 4일 북한이 고각 발사한 화성-14형은 미국 서부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이 시험 발사한 화성-15형은 미 본토 전역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1만3000㎞로 추정된다. 화성-15형은 미국과 중국, 옛 소련이 보유한 ICBM급이며 핵무기를 장착하기에 충분한 규모로 평가된다.
북한에 남은 과제는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이다. 재진입체 기술은 북한이 화성-12형 시험 발사를 포함해 연속적으로 6번에 걸쳐 장거리 미사일 비행 시험에 성공했지만, 아직 완전히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빠른 기술 진척 속도를 보이고 있다. 권 전 교수는 “과거 일본 히로시마 원폭과 같은 전통적 핵 사용이 아닌 고도 40∼50㎞ 이상에서 핵탄두를 기폭(起爆)시켜 핵 EMP를 발생시키는 경우 재진입체 기술은 북한이 극복해야 할 마지막 난제가 아닐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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