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
청와대는 9일 미·북 정상회담 추진 발표가 나온 데 대해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의사를 전달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월까지’라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명시해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힐지는 기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일단 4월 말로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청와대와 정부를 아우르는 정상회담 준비 기구도 만들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달했을 때 대화 의사 등의 표현만 나오더라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대통령 면담 결과를 자세히 보고받았고, 이후 문 대통령 지시로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 관련 수석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미국의 미·북 대화 의사 수용 배경과 의미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함께 향후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밝힌다.
청와대는 미국의 대화 의사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당초 정 실장은 10일(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9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뒤 상황이 급변했다고 한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보고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을 곧바로 만나겠다고 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빠른 시간 내 만나고 싶은 의사가 있음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내’라는 시점을 적시해 미·북 정상회담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빅 뉴스가 나왔지만 아직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대화 분위기가 잘 이어지다 협상이 깨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성급하게 굴지 않고 차분하게 다음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기류다. 문 대통령도 참모들에게 “유리 그릇 다루듯 해주길 바란다”며 북한 문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을 당부했다.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5월을 얘기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미·북 정상회담과 연동돼 있다는 얘기”라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있어야 미·북 대화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정상회담 준비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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