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집권개헌안 ‘99.8%’ 찬성
‘習사상’ 헌법 삽입해 이념확립
주석 임기규정 삭제 제도 갖춰
‘국가감찰委’ 신설 조직 다지고
習家軍 전면배치 인맥도 완성
‘반대2표’ 전인대, 거수기 전락
“中 퇴조의 증거” 우려 목소리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1인 체제 확립과 ‘중국 공산당의 전면적인 영도’를 강조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12년 말 출범 이후 5년 만에 이념과 제도, 조직, 인맥 등 4륜 체제를 갖춘 시 주석은 ‘시 황제’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면서 공산당 1당 독재를 사실상 항구적인 핵심 국가운용 시스템으로 확립했다. 중국 사회 전 부문에 대한 당의 영도력 강화가 결국 시 주석의 집권 기반 및 통치 능력 확대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시 주석 1인체제와 공산당 영도는 이번 개헌의 가장 핵심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전인대는 전날 오후 3시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을 통해 총 2964표 가운데 찬성 2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국가주석 2연임 이상 금지 조항을 폐기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삽입하는 개헌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집권 2기 5년이 본격 개막한 것은 물론, 오는 2023년 이후에도 시 주석이 임기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시 주석은 집권 1기 동안 반부패 투쟁 등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면서 당·정·군을 거의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지인 집단지도체제는 유명무실해졌다. 당내 기반을 구축한 그는 이번 개헌안에 일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시진핑 사상 당장(당헌)과 헌법 삽입으로 이념 기반을 갖췄고, 연임 제한까지 철폐했다. 시진핑 인맥인 시자쥔(習家軍)의 전면 배치는 물론 장기집권 저항 세력에 대한 철권통치를 예고하는 국가감찰위원회를 신설해 헌법기구로 만들었다. 하지만 반대표가 2표에 불과해 전인대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이번 개헌에서 총강 1조에 ‘중국 공산당의 영도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 특징’이라는 문장을 추가해 공산당 일당독재의 정당성을 헌법에 명시했다. 선춘야오(沈春耀) 전인대 법제공작위원회 주임은 “공산당은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인 리더십을 행사한다”고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밝혔다.
시 주석은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 공산당의 중앙집권화된 시스템이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에 국가 부주석으로 복귀할 것이 확실한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는 “당과 국가는 업무의 구분이 있을 뿐 당·정 분리는 없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미국과의 경쟁을 통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명분으로 정부와 사회에 대한 강력한 통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하지만 1인 독주 시대 개막에 대한 국내외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강력한 인터넷 탄압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지식인들이 사회 통제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중산층 및 젊은층과 연대할 경우 향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사태가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모가 모두 혁명 원로인 저명 작가 라오구이(老鬼)는 공개 성명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종신집권은 개인독재로 흘렀고, 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넣었다”며 “임기 규정을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로서,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결코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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