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허리케인 하이스트’(사진)는 엄청난 위력의 태풍이 몰려오는 재난 상황에 범죄 스토리를 덧씌운 설정이 인상적이다. 다소 허술하게 느껴지는 장면도 있지만 군더더기 없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빠져 102분의 러닝타임이 빠르게 지나간다.

최악의 허리케인이 다가오자 미국 바닷가 소도시에 대피령이 내려진다. 이 도시에는 사용연한이 지난 달러를 폐기하는 재무부 시설이 있다. 이 시설에 있는 달러 파쇄기가 고장이 나 멈추자 6억 달러(약 6400억 원)를 금고에 보관하고, 이를 노리는 범죄집단이 시설로 들어온다. 파쇄기를 해킹해 멈추게 한 이들의 계획은 태풍이 지나갈 때 돈을 턴 후 고요한 태풍의 눈을 따라 도망친다는 것. 하지만 발전기까지 고장 나 계획이 틀어진다. 이들은 발전기 수리공 브리즈(라이언 콴튼)와 시설을 지키는 군인들을 인질로 잡고, 금고를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사이 브리즈의 동생인 기상학자 윌(토비 켑벨)과 재무부 금고관리요원 케이시(매기 그레이스)가 인질을 구출하고 6억 달러를 지키기 위해 범죄조직과 대결을 펼친다.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에 몇몇 반전 장치를 심어 재미를 더했다. 브리즈와 윌 형제의 과거사를 통해 그들의 감정선을 설명한 후 건물 안팎 기압차 등 기상학자의 태풍 관련 지식을 이용해 범죄조직을 골탕 먹이는 장면을 통쾌하게 풀어냈다. 여기에 2001년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출발시킨 롭 코언 감독은 장기인 차량 추격전을 선보이며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전한다.

무시무시한 태풍 속에서 서커스처럼 펼쳐지는 장면을 따라가며 몸에 힘을 주다 보면 극장을 나설 때쯤 온몸이 뻐근해진다. 시작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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