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되는 새끼 반달곰 한 마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한쪽 발을 잃은 채 힘없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되는 새끼 반달곰 한 마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한쪽 발을 잃은 채 힘없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628마리 웅담 채취용 전락

평창동계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반다비’의 모델인 반달곰 600여 마리가 국제 멸종위기종임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도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멸종위기종에 대한 허술한 국가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올림픽에서 사랑과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반달곰이 현실에서는 비참한 환경에서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사육 곰 웅담 채취를 허용한 정부는 번식을 막는 ‘중성화 수술’을 시행한 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

13일 환경시민단체인 녹색연합에 따르면, 현재 전국 34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웅담 채취용 사육 곰 628마리가 좁은 철창 속에서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연명하고 있다. 반달곰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고, 우리나라에서도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됐다. 멸종위기종인 반달곰이 사육용으로 전락한 때는 1981년 당시 전두환 정부가 ‘소득 증대 방안’으로 농가에 곰 사육을 권장하면서부터다. 이후 멸종위기종 보호 여론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1985년부터 사육용 곰의 수입이 중단됐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증식된 사육 곰의 개체 수는 1400여 마리에 달했다. 개체 수 확대를 막기 위해 정부가 5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중성화 수술을 지난해 완료했지만, 아직 생존해 있는 628마리의 사육용 반달곰은 정부의 외면으로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다. 최승혁 녹색연합 활동가는 “곰 한 마리에게 들어가는 1년치 사료값이 100만 원 정도”라며 “적자 구조 속에, 반달곰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는데 애초 잘못된 정책을 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정부의 ‘이중잣대’를 비판하고 있다. 현재 지리산에서는 반달곰 ‘종 복원’ 사업이 한창이다. 반달곰들은 추적장치를 부착한 채 정부의 세심한 관리를 받고 있다. 관련 예산도 지난 10년간 140억 원이 투입됐다. 이 같은 정부의 이중성에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은 “한국이 평창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로 반달곰을 선정하고는 정작 잔인하게 도축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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