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무구한 동심을 간직한 최명란 시인이 새 동시집 ‘우리는 분명 연결된 거다’(창비)를 펴냈다.
새 동시집은 어린이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잡아낸 작품이다. 최 시인은 이번에도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맑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그려냈다.
“친구가 간지럼을 태워서 너무 웃다가/ 나도 친구에게 마구 간지럼을 태웠다/ 서로서로 간지럼을 태웠다/ 그러자 둘 다 별로 안 간지러웠다/ 우리는 분명 연결된 거다”(‘우리’)
최 시인의 예리한 관찰력과 천진난만한 감성은 매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이 버무려진 샌드위치를 보면서 가족을 떠올리는가 하면(‘샌드위치’), 느릿느릿 움직이는 지렁이와 달팽이의 한 걸음을 기어가는 아기의 모습에 비유한다(‘걸음’). 평범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 동심을 포착해 간결하게 묘사한다.
동시라고 해서 꼭 명랑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최 시인은 아이들의 밝음 뒤에 서린 불안과 근심에도 주목한다.
“하늘에 비행기/ 바다에 배/ 공중에 새/ 물속에 물고기/ 모두 참 잘 다닌다/ 나만 길을 헤맨다”(‘길’)
“바람에 날아가라/ 먼지처럼 훨훨/ 바람아 날려라/ 내 걱정 훨훨”(‘바람’)
아동문학에서 아이들을 종종 어른보다 미성숙한 존재로 서술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 시인은 그런 고정관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따라 여러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점에서 어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가르치고 조언하는 법이 없다. 그저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을 보듬고 격려하고 응원할 뿐이다.
동시집의 해설을 맡은 강정구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오랫동안 아동을 관찰한 덕분에 아동의 모습에서 솟구쳐 오르는 어떤 새로운 이미지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건 익숙한 표상의 껍질을 찢어 낼 때 드러나는 속살과 같다”고 평가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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