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는 모르고 있다/ 오른쪽과 왼쪽 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결코 나눌 수 없는/ 도다리가 도대체 무엇을 닮았는지를”

1980년대를 풍미한 김광규 시인의 ‘도다리를 먹으며’의 끝부분이다.

뭐든 나누기를 좋아하는 인간은 이념·사상·개념이 둘로 나뉘지 않고 한 곳에 뭉쳐 있는 도다리의 눈이 도대체 무엇과 흡사한지 밝히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남북의 화해 분위기를 예상했는지 해양수산부는 ‘3월의 웰빙 수산물’로 도다리를 선정했다. 도다리는 넙치(광어)·가자미·서대 등과 함께 눈이 한데 몰려 있는 비목어(比目魚)다. 각기 다른 하나의 눈만 가진 것이 서로 몸을 붙여서, 마치 양 눈이 있는 한 몸처럼 떨어지지 않고 늘 함께 붙어 다닌다는 것이 비목동행(比目同行)이다. 흔히 연인의 애틋한 사랑에 비유된다. 시인 류시화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고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썼다.

도다리는 가자미·돌가자미 등과 함께 가자밋과에 속한다. 도다리 외에 돈지·참가자미 등 방언으로 주로 불리지만 정식 명칭은 문치가자미다.

넙칫과인 넙치와 생김새가 많이 닮았다. 다행히 식별법은 있다. ‘좌광우도’란 공식만 외우면 된다. 복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고 봤을 때 눈이 왼쪽에 몰려 있으면 넙치(좌광), 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우도)다. 입이 크고 이빨이 있으면 넙치, 입이 작고 이빨이 없으면 도다리다.

도다리는 거의 100% 자연산이다. 횟감으로 팔리는 넙치의 60% 이상이 양식인 것과는 다른 점이다. 양식 도다리가 없는 것은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성 때문이다. 넙치는 양식 1년 뒤 25㎝(몸길이), 2년 뒤 35㎝에 달한다. 도다리는 2년이 지나야 20㎝가 채 안 된다. 성장 속도가 너무 느리다 보니 사료 값을 따지면 도다리 양식은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다.

자연산인 도다리는 가격이 비싸다. 저가인 중국산 돌가자미를 도다리 값 내고 먹는다면 큰 손해다. 돌가자미는 양쪽 날개 지느러미 부위에 명칭대로 돌(각질판)이 있다. 표피가 거칠면 도다리, 미끈하면 돌가자미이기 쉽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는 생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봄만 되면 구구단처럼 입안에서 맴도는 속담이다. 도다리는 봄, 전어는 가을이 제철이란 뜻일 게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3∼6월에 도다리가 많이 잡히는 것은 맞지만 제일 맛있는 계절은 가을이다. 도다리는 겨울에 알을 낳으므로 산란 후인 봄은 맛이 못할 때다. 일본인은 가을을 도다리철로 친다.

해수부는 산란 중인 도다리 보호를 위해 12월 1일부터 이듬해 1월 31일까지를 금어기로 지정했다. 15㎝ 이하의 어린 도다리는 연중 어획을 금하고 있다.

도다리는 고단백·저지방 식품이다. 지방이 적은 만큼 맛은 담백하다. 비린 맛도 거의 없다. 쑥갓 등 향채와 함께 먹으면 비린 맛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도다리 쑥국·도다리 미역국이 유명하다. 쑥과 도다리는 ‘찰떡궁합’이다. 서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며 담백한 도다리와 향이 강한 쑥이 잘 어울린다. 도다리를 끓이면 살이 부드러워지는 데 여기에 해풍을 맞은 향기 짙은 연한 쑥을 함께 넣은 도다리 쑥국은 따로 양념을 안 넣어도 비린내가 없어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도다리 미역국은 산후 조리 중인 산모의 선약(仙藥)이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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