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컬링대표팀의 방민자(서울시청·오른쪽)가 15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10차전에서 영국에 5-4로 승리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성원에 답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휠체어컬링대표팀의 방민자(서울시청·오른쪽)가 15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10차전에서 영국에 5-4로 승리한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성원에 답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휠체어 대표, 영국에 5-4 승

밴쿠버 銀 이어 8년만에 쾌거

방민자, 완벽 투구 승리 주도
“국민 응원에 꼭 보답 할게요”


한국 휠체어컬링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휠체어컬링 4강에 오른 건 2010 밴쿠버동계패럴림픽(은메달) 이후 처음이다.

대표팀은 15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영국과의 예선 10차전에서 5-4로 이겨 8승 2패로 남은 중국과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독일을 6-2로 꺾은 캐나다도 8승 2패로 4강에 합류했다. 중국은 8승 1패로 일찌감치 준결승에 올랐다.

대표팀의 방민자(56·서울시청)는 세계 최고의 ‘설계자’로 자리매김했다. 방민자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에서 14일까지 투구 정확도 73%로 전체 12개국 60명 중 2위를 유지했다. NPA(패럴림픽 중립선수단·러시아)의 다리아 슈츠키나가 75%로 1위다. 차이는 2%에 그친다. 방민자는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예선 9차전에서 방민자의 투구 정확도는 83%에 이르렀고 4-2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방민자의 포지션은 리드이며, 팀에서 1∼2번째 스톤을 던진다. 전략전술에 맞춰 스톤을 ‘포석’하는 역할. 리드의 투구에 따라 전략전술의 완성도가 결정되기에 리드는 ‘빙판 위의 설계자’로 불린다. 방민자가 전략전술에 따라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스톤을 배치하면 더욱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방민자의 투구 정확도는 스위스와의 7차전에서 80%, 노르웨이와의 8차전에서 77%였다. 최근 3게임의 투구 정확도는 80%에 이른다. 리드는 또 가장 먼저 스톤을 던지기에 빙질을 파악해 동료에게 알려준다. 방민자의 정보가 정확할수록 다음 번 동료의 투구 또한 정교해진다. 리드는 초시계로 동료들의 투구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도 맡는다.

지금은 세계 최고 설계자로 꼽히지만, 방민자는 한때 실의에 빠져 두문불출했다. 1993년 8월 직장의 단체 휴가 도중 타고 가던 차량이 전복돼 하반신이 마비됐다. 병원에서 2년 가까이 지냈다. 병원을 벗어났지만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아니, 마음은 오히려 더욱 무거워졌다. 모든 것이 사라졌다는 생각에 빠져 살았고, 10년 동안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14일 강릉센터에서 만난 방민자는 “하루하루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방민자는 2003년 잔디에서 하는 볼링 론볼과 인연을 맺으면서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2005년엔 휠체어컬링에 입문했고 2009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방민자는 휠체어컬링대표팀의 홍일점이다. 휠체어컬링은 남녀가 적어도 1명씩 포함돼야 한다. 대표팀은 스킵(주장) 서순석(47), 리드 방민자, 세컨드 차재관(46·이상 서울시청), 서드 정승원(60·경기연맹)과 이동하(45·경남연맹)로 구성됐다. 대표팀 5명은 모두 중도장애인. 서순석, 차재관과는 서울시청 동료. 정승원, 이동하와는 지난해 6월부터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췄다. 방민자는 “평창동계패럴림픽은 가족과 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하기에 행복하다”며 “힘찬 응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강릉=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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