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아세안 지지도 얻을 것”
폼페이오, 軍·법조 출신 매파
美·北대화 때 강경원칙 예고
靑 “韓美공조 차질없다”지만
對北기조 근본적 차이 우려
미국이 마이크 폼페이오(현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지명자를 필두로 외교·안보 라인을 재정비하면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 한국 외교·안보 라인과의 대북 정책 공조가 원활하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대화파로 분류되는 정 실장과 강경파로 평가받는 폼페이오 지명자가 이인삼각의 대북 강온 전략을 구사하느냐, 엇박자를 내느냐에 따라 남북, 미·북 정상회담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중·러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정 실장은 북·미·중 3명의 정상을 직접 만난 경험을 기반으로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고 있다. 정 실장은 이날 귀국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정부는 앞으로도 주변 관련국들은 물론 유럽연합(EU)·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적극 받아가면서 곧 있게 될 남북 및 미·북 간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획기적 계기가 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함께 북한과 미국을 방문했던 서훈 국가정보원장,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연쇄 정상회담을 이끈다.
미국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임으로 폼페이오 국장을 지명하면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안보 라인을 재정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수락한 뒤 폼페이오 지명자에게 회담 준비를 주도하라고 개인적인 지시를 내린 상태다. 폼페이오 지명자에게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특명을 부여한 것이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자신의 후임으로 CIA 국장에 지명된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과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와 함께 미·북 정상회담을 이끌게 된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걸프전 참전 용사로 북한에 대해 강경한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미국 외교사령탑의 교체가 대북 정책과 공조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폼페이오 지명자가 최근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서 정 실장 외에도 서 원장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 온 때문이다. 또 폼페이오 지명자를 보좌하며 CIA의 대북 업무 핵심 인사로 부상한 앤드루 김 CIA 한국임무센터(KMC) 센터장이 정 실장의 5촌 조카라는 점도 두 인사의 협력 관계를 더 끈끈하게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 실장과 폼페이오 지명자의 대북 기조에 대한 근본적 차이에 따른 우려도 있다. 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폼페이오 국장의 국무장관 지명은 미국 정부가 미·북 대화에서 유화적으로 나오기보다는 고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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