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평화협정 일괄타결論
美선 “영변 核동결 수용 말고
核물질 생산 장소부터 확인을”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미·북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맞교환하는 ‘고르디우스의 매듭 자르기’ 식 해법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역시 관건은 ‘핵 폐기 검증’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일거에 교환하는 것은 좋은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 폐기 확인 및 검증 절차’를 여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는 것이다.

14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씩 푸는 게 아니라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방식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미가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통해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은 최종 단계인 비핵화로 이행하는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를 실현하고 검증할 구체적인 방안이 마땅치 않다면, 9·19 합의나 10·4 정상선언 등의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10·4 정상선언 당시 종전선언을 추진하자고 남북이 합의한 뒤 실현되지 않았던 것은 미국이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고, 북한이 이에 호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검증 방안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정부가 종전선언부터 구상하고 있다면 이는 대북 협상력만 약화시키는 악수(惡手)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의 비핵화는 핵 물질을 생산하는 장소를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13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영변에 핵 프로그램 동결을 제안할 수 있는데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절반 이상이 영변 외 지역에서 진행된다”며 “영변 시설을 동결한 다음 우라늄을 다른 곳에서 계속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핵 물질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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