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외교관 추방·러 자산 동결
안보리 긴급회의서 연루 논의
러 “유례없는 도발… 용납못해
상황에 비례하는 조치 취할것”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피습 사건으로 인해 영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영국이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피습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러시아 외교관 대거 추방을 발표하자 러시아는 “유례없는 노골적 도발”이라며 곧바로 대응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러시아 배후 논란에 대해 논의해 영국과 러시아 간 갈등을 벗어나 국제적 이슈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독살 시도에 개입했다는 거짓 명분하에 영국이 내놓은 대러 제재 조치는 양국 간의 정상적인 대화 기반을 훼손하는 유례없는 노골적 도발”이라고 밝혔다. 마리아 자카로바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추방 명령을 받은 러시아 외교관 23명의 명단이 영국으로부터 넘어왔다. 7일 내에 영국을 떠날 것을 요구받았다”며 “지금 상황에 절대적으로 비례하는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내 영국 외교관 맞추방과 영국 자산 동결 조치 등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영국은 피습사건의 러시아 책임을 물어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고 러시아와의 고위급 접촉을 중단하며 일부 러시아 자산을 동결 조치하기로 했다. 오는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장관급이나 왕실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엔 안보리는 영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긴급 회의를 열고 이중스파이 피습사건의 러시아 연루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조너선 앨런 유엔주재 영국 대사는 “조사 결과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도 “러시아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장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런던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마지막 장소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이번 사건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우리는 두려워할 것도 숨길 것도 없다”며 “스크리팔은 더 이상 러시아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영국이 히스테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긴급 이사회도 며칠 내 열릴 예정이다.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이 사건을 정식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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